청와대 비서실장의 성공 조건···”대통령과 완벽한 동일체여야”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지금까지 가장 성공한 청와대비서실장은 김정렴이다. 비서실장은 자기를 버리고 대통령과 같이 생각하고, 같이 움직이는 ‘alter ego’가 되어야 한다.

비서실장의 가장 중요한 기능과 책임은 대통령의 일정관리다. 누구를 만나는 것이냐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는 것은 정부 운영의 관건이다. 국무총리, 여당대표, 국정원장 등과 일주일에 한번은 깊은 대화시간을 갖도록 해야 한다.

국무회의와 각종 행사 등 반드시 임석해야 할 일정을 할당하고 나면 깊이 있는 면대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제한된다. 이종구 전 국방장관은 하루에 한 시간은 어떠한 보고, 접견도 넣지 않고 자기만의 시간을 가졌다.

더욱 대통령의 일정을 분단위로 쪼개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일정은 일주일 단위로 대통령과 사전 협의하여 결정해야 한다. 돌발사태가 일어나면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겠지만 청와대 일정이 계획대로 돌아가게끔 하는 것은 비서실장 제일의 책임이다. 부속실은 이를 집행만 해야지 박근혜처럼 문고리인 부속실장이 장관, 수석들의 보고와 일정을 관리하는 것은 난센스다.

비서관들은 각부 장관에 대응하면 된다. 비서관은 해당 분야에 있어서 대통령의 분신이다. 따라서 알아야 하고 확인해야 할 것도 대통령만큼 철저해야 한다. 장관들의 대면보고는 비서관들이 배석하여 기록을 남기고 확인할 요소를 챙겨야 한다. 비서관은 각부 장관의 비대면 보고도 대통령을 대리하여 완전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께 간기보고(簡記報告)를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비서관은 해당부서의 총괄업무를 해본 최정예를 배치하는 것이 좋다.

수석비서관은 각 부처의 차관보와 같다. 비서관들이 놓치는 부분을 돌보아주면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노태우 시절의 김종휘 안보수석이 모델이다. 그는 외교, 안보, 통일의 각각 분야는 비서관에 맡기고 북방정책의 수립과 추진을 맡았는데 가히 한국의 키신저에 근접한 수석이었다.

국방태세 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818계획은 사실상 국방비서관의 작품이었다. 대통령에 대한 보고부터 국방비서관에 일임하였는데 국방비서관은 국방부 장·차관, 합참의장, 각군 총장과 수시로 연락하며 작품을 만들어냈다.

민정수석, 정무수석은 특별참모로서 통치권 차원의 일을 맡아야 하는데 대통령의 신임을 바탕으로 비서실장과 별도로 대통령이 직접 운용하여야 한다. 특보는 각 분야의 원로로서 언제라도 대통령과 직접 전화나 e메일로 소통할 수 있으면 된다. 또 하나 별도 조직을 만들 필요는 없다.

정부를 추스르기 위해서는 대통령 비서실장을 잘 고르고, 비서관 각각의 기능과 역할을 정비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우선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집권한 박정희 대통령이 발전시킨 방법을 참고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율적이다. 대통령의 분신인 비서실이 1분 이내 접근이 가능하도록 조정하는 것이 시급하다.

언제, 어디에 있으나 대통령과 같이 사고하고 대통령과 소통하는 조직이 완벽한 조직이다. 세계 1차대전 당시 탄넨부르크의 완벽한 승리는 군사령관과 참모장, 작전참모가 한가지로 사고하고, 판단하고, 결심하였기에 가능했다.

우리의 문재인 대통령과 임종석 실장을 필두로 하는 청와대비서실도 완벽한 동일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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