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인’ 인생 차민수 28] 라스베이거스가 도박 원조가 된 까닭?

[아시아엔=차민수 드라마 ‘올인’ 실제 주인공, 강원관광대 명예교수, <블랙잭 이길 수 있다> 저자] 내가 생각하는 ‘도박의 한계’에 대한 정의가 있다. 할머니들이 치매를 예방하기 위하여 백원짜리 동전과 천원짜리 지폐로 화투놀이를 하여 이긴 돈으로 떡을 사먹는다면 그건 노름이 아니다.

직장인이 화투를 쳐 20만원을 잃고 점심값이 궁해졌다면 노름이다. 돈을 잃어서 아프면 노름이고 아프지 않으면 노름은 아니다.

잃은 돈을 찾으려고 하면 노름이 되고 찾으려 하지 않으면 노름이 아닌 것이 된다. 잃은 돈을 찾으려는 것은 이미 중독이요, 잊어버리면 중독성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의 경제 규모에 따라서 노름의 규정은 변할 수 있는 것이다. 재벌이 느끼는 아픔의 규모와 일반인의 규모는 당연히 다르다.

재벌이 고스톱으로 백만원을 잃은 것과 직장인이 잃은 것은 크게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도박의 의미는 사람의 경제수준에 따라 다르다.

흔히 도박의 원산지라면 라스베이거스를 든다. 라스베이거스를 만든 사람은 단연 ‘벅시’라는 마피아다. 벅시는 마피아의 중간보스급으로 마피아 중에서도 나쁜 짓만 일삼던 자다. 벅시가 동부에 갔다가 차로 돌아오는 길에 라스베이거스를 지나며 갑자기 멈춰섰다. 그리고 외쳤다. “여기에다 카지노를 지으면 대박 날 거다.” 라스베이거스 스트릿과 플라밍고 스트릿이 교차하는 곳에 있는 지금의 플라밍고 힐튼호텔이 바로 그곳이다.

벅시는 마피아들에게 “카지노가 대박이 날 수 있는 사업”이라며 마피아 여러 조직의 자금을 투자 받아 플라밍고 카지노를 오픈하게 된다.

카지노는 불법자금 세탁이 용이하다는 점이 마피아들에게 매력적이었다.

플라밍고라는 이름은 그의 애인인 버지니아 힐의 다리가 플라밍고의 다리처럼 가늘고 예쁘다고 해서 나왔다. 벅시의 예언대로 카지노는 성황리에 큰 성공을 거두며 돈방석에 앉게 되자 각처의 마피아들이 카지노를 선호하게 됐다. 이는 카지노호텔에 대한 투자열풍을 몰고 왔다. 이것이 라스베이거스의 시작이다.

벅시의 애인 버지니아가 카지노에서 2백만 달러를 사취한 일이 있었다. 마피아들은 벅시가 시켜서 한 일이라고 생각하여 베버리힐스에 있는 벅시의 자택응접실에서 쉬고 있는 벅시를 지나가는 차량에서 기관단총으로 무참하게 살해해 버린다.

버지니아 힐은 1996년 오스트리아에서 자살하고 만다. 벅시의 라스베이거스 시대는 이렇게 끝났다.

이후 미국 최고의 억만장자 하워드 휴즈의 카지노 투자 성공으로 전문 투자자들의 투자가 이어지며 현재의 라스베이거스 모습을 갖추게 된다.

하워드는 휴즈항공사와 영화계를 주무르는 큰손이었다. 온갖 허리우드 여류배우와 염문을 뿌리며 플레이보이로도 유명하였던 그가 예기치 않은 비행기 사고로 큰 부상을 당했다. 다행히 지나가던 해병에 의해 구조된 후 은둔생활에 들어가 극심한 대인기피증에 시달리기도 하였다.

치과에 치료 받으러 갔다가 간호사의 가슴에 반하여 결혼을 하게 된 그는 예쁜 가슴을 돋보이게 하기 위하여 브래지어를 창안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하였던 영화 <에비에이터>의 실재인물이기도 하다.

하워드가 라스베이거스를 지나다 호텔에 들러 방을 요구하였으나 매니저가 방이 없다고 거절하자 밤중에 주인을 찾아가 호텔을 사들이고 매니저를 해고한다. 지금의 프론티어호텔이다.

라스베이거스는 모하비 사막의 한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사막의 한 가운데 라스베이거스를 지을 수 있었던 것은 후버댐 덕분이다. 후버댐은 강이 없던 사막의 계곡에 댐을 완성한 뒤 콜로라도 강물을 끌어들여 세계에서 낙차가 가장 높은 댐을 만들었다.

40도가 넘는 살인적인 더위와 난공사인 관계로 많은 인명피해를 가지고 왔지만 1930년대 경제공항 시절 전국에서 실직으로 직장을 구하러 몰려든 인력으로 차질 없이 공사를 진행할 수가 있었다. 경제가 극도로 나쁠 때 국가가 나서서 큰 役事를 만들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후버댐을 만들 때 가장 위험한 일은 물의 수압을 댐이 어떻게 견디어 내느냐는 것이었다.

천재건축가가 고안한 기발한 아이디어가 이런 우려를 말끔히 지웠다. 댐을 지탱하는 콘크리트의 사이즈를 각기 다른 사이즈로 만들어 서로가 저항하여 힘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공법을 사용하게 되었다. 콘크리트 사이즈를 똑같이 만들 경우에는 물의 수압에 의하여 댐이 쓰러질 수가 있다.

후버댐의 완공으로 전기문제가 해결되었으며 댐 아래에는 레이크 미드라는 바다같이 큰 호수까지 형성되어 물이 귀한 사막에서 쉽게 물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캘리포니아 전력의 절반을 공급하는 후버댐은 이렇게 완공되었다. 후버댐은 또한 라스베이거스의 탄생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캘리포니아의 LA에서 차로 4시간 반 정도 소요되는 라스베이거스는 수많은 위성도시도 탄생시켰다. 가는 도중 주유도 하고 식사도 하고 휴식을 취하기 위한 도시들이 생겨났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도시가 군수공장으로 미국의 탱크를 생산하고 있는 바스토다. 인구 3500명의 이 소도시는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는 관광객들의 쇼핑 명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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