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인’ 인생 차민수 32] 포커판에 난무하는 소문의 허와 실
[아시아엔=차민수 드라마 ‘올인’ 실제 주인공, 강원관광대 명예교수, <블랙잭 이길 수 있다> 저자] 2008년 한국에 머무를 때의 일이다. 한번은 워커힐카지노에서 포커대회가 열렸다. ‘포커스터스’라는 세계 최대 인터넷 사이트에서 대회를 개최하였다. 세계각지에서 포커플레이어 400여명이 몰려 들었다.
그 중에는 네임플레이어도 섞여 있었다. 나의 친구인 테드 포레스트, 요시 나까노 등 일본에서도 많은 플레이어들이 왔다. 나는 주최사로부터 5000달러 상당의 스폰서 제의를 받아 공짜로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대회에 참가하면 옆에서는 현찰게임을 벌이게 되는데 현금이 1000만원 밖에 없었다. 은행에 가서 지점장에게 포커대회가 열린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니 돈이 얼마나 필요하냐고 묻는다.
내가 5000만원의 융자를 요청하자 그 자리에서 바로 융자해준다. 대회 이틀 날 기다리던 페어 킹이 들어왔으나 페어 에이스에 걸려 올인을 당했다. 게임이란 이렇게 운 나쁘게 걸릴 때도 있다.
41등으로 대회를 마친 나는 현찰게임 하는데 가서 2000만원 어치 칩을 사서 앉았다. 게임이 시작되고 일본 플레이어들은 돈이 풍부한지 액션을 많이 주었다.
첫날부터 운 좋게 게임이 잘 풀려 너덧 시간 만에 8000만원을 이겼다. 방으로 돌아가 잠시 눈을 붙이고 다시 내려와 7000만원을 이기고 또 방으로 돌아가 잠을 청했다.
게임을 할 때는 잠자는 것도 일의 연속이다. 적당한 휴식은 재충전의 시간이 되는 것이다.
아침에 다시 내려오니 마이크가 게임을 다시 시작하잔다. 마이크 김은 미국에서 도장을 운영하던 태권도사범 출신으로 워커힐카지노에서 카드 룸을 운영하고 있었다. 나하고는 오랜 동안 막연한 사이다.
미국서도 유일하게 큰 게임도 같이하고 카드실력도 한국인으로는 가장 높은 경지에 오른 친한 동생이다. 그렇게 다시 시작한 게임에서 마이크와 나 사이에 큰판이 붙었다. 누군가 베팅을 좋아하는 친구가 판을 키우고 있었는데 프랍에 King, Jack, 8이 떨어지고, 나는 King, Jack을 가지고 있었다. 마이크는 Jack, Jack을 가지고 있어 내가 지고 있는 상태에서 King이 떨어졌다.
마이크는 젝스 풀하우스가 되고 나는 킹스 풀하우스가 되었다. 승부가 뒤집힌 것이다. 승부에는 가끔 이런 고비가 찾아온다. 내가 져야 될 순간에 내게 운이 따라 준 것이다. 이런 것은 누가 잘 하고 못하는 것이 없다.
서로가 죽을 수 없어 승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내가 운이 좋아 이긴 것뿐이다. 그렇게 8000만원을 이기고 그날 저녁 대부분이 떠난 뒤 2000만원을 또 이겼다.
주말 동안 네번에 걸쳐 총 2억5000만원을 이긴 것이다. 그날로 세븐럭과 강원랜드에서는 내가 25억을 이겼다느니 30억이라니 하고 소문이 났다. 소문이란 이렇게 부풀려 지는 것인가 보다.
딜러들이 “차민수가 카드를 잘한다는 소문은 들었으나 세계일류들을 어린아이 다루듯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집으로 돌아와 잠을 청하려는데 아프긴 아픈데 어디가 아픈지를 모르겠다. 카지노에서 일할 때 소변이 붉은 빛이 나는 커피색 같아서 커피를 많이 마셔서 그런 줄 알고 통증을 참느라고 진통제만 먹었다. 그런데 그게 방광에서 나온 피였다. 나는 참으로 무지한 사람인가보다. 게임을 하는 중에 집중력이 흩어질까봐 담석으로 아픈 것을 진통제로 견디어내고 있었다.
통증이 반복하여 찾아와 피곤해서 그런 줄 알고 계속해서 진통제만 먹었다. 긴장이 풀어지기까지 담석인 줄 몰랐던 것이다. 급하게 응급실로 실려가 진통제를 다섯 대나 맞았는데도 통증이 멈출 줄을 몰랐다.
아픈 곳이 어디인 줄 모르게 옮겨 다니며 아프니 참는 나인데도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맥주를 못 마셔 물을 많이 먹고 돌이 빠져나와 위기는 넘겼다. 그렇게 고통스러운 것은 생전 처음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