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멕시코서 ‘인신매매 누명’ 구속 이만호씨 친형 인터뷰 “멕시코 검찰 증거도 없이 사건 조작”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멕시코 산타마르타교도소에서 수감 중인 양아무개(39·애견옷 디자이너)씨의 끝 모를 ‘억울한 옥살이’가 600일째 되던 지난 7일, 이번엔 양씨가 회계일을 봐주다 연행된 W노래방 업주 이만호(48·무역업)씨가 멕시코 검찰에 구속 수감됐다. 검찰에 의하면 이씨 혐의는 ‘인신매매·성매매 강요 및 임금 착취’. 여기에다 검찰은 이씨가 이같은 범행을 위해 국제 범죄조직을 구성한 두목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검찰의 이같은 발표는 멕시코 유력신문인 <엘 우니베르살>과 최대 시청률을 자랑하는 <텔레비사>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이같은 사실은 모두 허위 또는 조작된 것임을 지난해 멕시코 연방법원의 양씨에 대한 암파로(구속적부심 헌법소원)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아시아엔>은 구속된 이만호씨 친형 이만복(53)씨와 인터뷰를 했다. 지난 8일 인터뷰에서 이씨는 “멕시코 검찰이 증거도 없이 사건을 조작했으나 피해자라며 사건을 신고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이미 법원에 의해 판명됐다”며 “그런데도 동생까지 구속한 걸 보면 양모씨 재판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진행되는 걸 막기 위한 것 같다”고 말했다.
1980년대 중반 멕시코로 이민 가 무역업을 통해 성공한 교민으로 꼽히는 이씨는 “동생이 국제범죄조직 두목이라는 검찰 주장과 이를 확인 없이 보도한 멕시코 주류매체에 대해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법적 대응을 통해 동생과 양씨 석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ㅡ동생 만호씨가 사건 발생 20개월만에 연행돼 구속됐다. 동생이 죄가 있다면 진작 체포됐을 텐데…
=동생은 사건 뒤 초기엔 숨어지낸 게 사실이다. 그마저 잡힐 경우 양씨와 엮여 조직범죄로 누명을 쓸 우려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양씨 옥바라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생은 사건 발생 두세달 지나면서 정상적인 일상생활과 W주점 운영 외의 사업활동을 했다. 이 사건이 실체가 있는 것이라면 검찰은 진작 동생을 체포할 수 있었다. 이는 이 사건이 사실이 아니라 조작된 것이라는 반증 아닌가?
ㅡ그런데 지금 동생은 붙잡현 구속상태에 있다.
=양씨 암파로가 연방법원에서까지 받아들여졌지만 검찰 항고로 다시 19법원(양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을 최초로 발부한 법원)으로 사건이 원위치되면서 검찰이 동생을 구속해 두사람을 조직범죄로 몰고 가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정말 나쁜 공권력이다.
ㅡ산타마르타교도소에 있는 양씨 근황은 어떤가?
=류마티즘으로 몹시 고통을 받고 있다. 1년 넘게 옥바라지를 해온 양씨 동생이 한국으로 귀국한 상태다. 동생(만호) 후배가 최근 이곳에 와 면회 다니며 돌보고 있다.
ㅡ대사관이나 교민사회의 도움은 받고 있나?
=대사관 직원이 면회때 동행해주고 있다. 작년 아시아엔 등 한국언론들에서 보도하고 국회 국정감사를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에서 한 뒤 많이 좋아진 건 사실이다. 물론 솔직히 아쉬운 것도 있지만 지금은 두사람 석방이 중요한 시점이다. 교민사회는 김현욱 회장 등을 중심으로 큰 힘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