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의 평화 수호천사 ‘하얀헬멧’
[아시아엔=서의미 기자] 2017 만해대상(평화부문)에 선정된 ‘하얀 헬멧’(The White helmets)은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구호단체다. 정치성향이나 종교, 종파에 상관없이 전쟁터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돕고 있다. 공식 설립은 2014년이지만 실제 활동은 그보다 앞선 2012년 시작됐다고 한다. “한 생명을 구하는 것이 온 인류를 구하는 것이다”라는 모토 아래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구조현장에서 주로 하얀 안전모를 착용해 세계언론과 국제 구호단체 사이에서 ‘하얀 헬멧’이라 불린다. 단체의 공식 이름은 아랍어로 ‘알디파아 알마다니 알수리’(시리아 민방위)다. 대표는 라잇 살레가 맡고 있다. 2700여명의 자원봉사자로 구성됐으며 2014년부터 지금까지 구조한 사람만 8만명이 넘는다. 2016년 노벨평화상 유력후보에 올랐으며,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하얀 헬멧이 희망 없는 시리아에 희망을 주고 있다”고 평한 바 있다.
다음은 하얀 헬멧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다.
하얀 헬멧은 약 2700명의 자원봉사자로 구성됐다. 대부분 본업이 있어 일터에 있다가 ‘출동 명령’이 떨어지면 하던 일을 멈추고 사고 현장으로 달려간다. 시리아는 내전 중이긴 하지만 남은 사람끼리 최소한의 교육을 아이들에게 시켜주기 위해 임시 학교를 운영하거나 상점 등이 영업을 제한적으로 하고 있다. 이들은 활동 초기 자비를 들여 구호 장비를 사고 부상자의 치료비를 댔다. 동네 트럭을 응급차로 썼다. 다행히 영국정부·국제단체 등의 후원이 이어진 덕에 현재 하얀 헬멧은 의료 장비가 장착된 응급차 등을 운용하고 있다. 많진 않지만, 상근 직원에게 150달러의 월급도 주고 있다.
하얀 헬멧의 구호 활동은 생과 사를 넘나든다. 부상자를 치료 가능한 시간 내에 구하기 위해선 전투 현장에 뛰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폭격으로 부서진 건물 잔해에 갇힌 사람들을 찾다가, 다시 시작된 전투기 공격에 피해를 보는 경우도 많다. 전투기 공습은 주로 러시아가 주도하고 있는데, 이들은 시리아 정부 편이어서 반군 지역에 대해선 가차없이 공습한다. 실제로 하얀 헬멧 대원 약 160명이 반군 지역에서 민간인 구조 활동을 하다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는 수백명에 이른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하얀 헬멧 대원 6명 가운데 1명이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쳤다. 가장 위험하지만 가장 도움이 필요한 곳에 달려드는 유일한 구호 단체가 이들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이들이 2014년부터 지금까지 구한 사람은 8만명이 넘는다. 작년 세계 많은 사람을 울리고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알게 한 다섯살 아이 옴란도 하얀 헬멧의 손에 구조됐다. 옴란은 전투기 공습 현장에서 가까스로 구조돼 콘크리트 먼지를 뒤집어쓰고 피까지 흘리는데도 울지도 않고 넋이 난간 듯 멍하게 있었다. 공포에 질려 어린 아이가 다치고도 울지도 못하는 옴란의 모습이 언론을 통해 세계에 알려지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극적으로 구조된 아이는 큰 주목을 받았지만, 당시 하얀 헬멧은 거의 언론의 조명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고 2016년 노벨 평화상 유력 후보에 올라 큰 지지를 받았다. 평범한 시민이 사람 목숨을 구하고 있다는데 세계가 감동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