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이전대책위원장 효림스님, 문재인 캠프 합류의 변(辯)

효림 스님

세종시 전동면 동막골 소재 경원사 주지인 효림스님이 최근 문재인 후보 선거캠프에 합류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발표했다. 효림스님은 시인이자 서예가로 널리 알려졌으며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 행정수도 이전 대책위원장 등을 맡았으며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하고 <불교신문> 대표 등을 역임했다. <아시아엔>은 효림스님의 문재인 후보 캠프참여의 변을 싣는다. (편집자)

[아시아엔=효림스님] 안녕하십니까? 한대수입니다. 저는 거창을 거점으로 하여 ‘아시아 1인극제’도 하고 생태귀농학교도 운영하면서 활동해 왔습니다. 박근혜 블랙리스트에 찍혀 어쩌다 운 좋게도 한 것도 없이 우리나라 문화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작년 11월부터 올해 3월 박근혜가 파면될 때까지 들쑥날쑥 광화문광장 텐트에서 한 겨울을 보냈습니다. 큰일을 위해서라기보다 겨울이라 하는 짓도 별로 없고 고생하고 있는 동지들이나 후배들에게 체온이라도 나눌까 하여 텐트 한 동 분양을 받았는데 그간 별 도움도 못 되고 폼 만 잡았지 싶습니다.

저의 블랙리스트 이력은 사실 오래 되었습니다. 물론 저 뿐만 아니라 오래 전에 활동을 해오신 분들이라면 처지는 다 저와 같았을 겁니다.

전국집회나 지역집회가 있는 날은 그 전날부터 집회 참가를 막기 위해 형사들이 골목에 진을 쳤을 정도였습니다.

80년 5월, 87년 6월항쟁을 겪으면서 그나마 이루었던 민주주의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10년에 다 뭉개지고 퇴보하게 되었습니다. 친일을 기반으로 한 반공세력들의 민주주의 탈취와 적폐는 도를 넘어 꽃 같은 아이들을 300명 넘게 수장시키고도 일말의 반성도 없이 오히려 진실을 호도하고 덮기에 급급했던 무리들의 음모가 만천하에 천만개의 촛불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어느 시대건 기회주의는 있어왔지만 오히려 청산되어야 할 것들이 다시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촛불을 왜곡하고 또 다시 정권을 넘보고 있습니다.

저는 거창지역에서 87년 민중당을 시작으로 국민승리21, 민주노동당, 통합진보당을 선두에서 진보정당을 만들어서 이끌었습니다. 통합진보당이 양분되면서 사실 정당을 정리하고 제 스스로 떠났습니다.

정치는 우리 삶의 일부로서, 운동의 하나로 그 방편으로 받아들였지 제가 선거에 나가 표로 심판 받아 어떤 직을 맡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습니다. 나이가 들어 보수가 되는 것은 아닌지 나도 되새겨 볼 일이지만 이번 촛불에서 만큼은 생각이 달랐습니다.

압이 차면 터진다고 예상한 부분도 없진 않았지만 그렇게 엉뚱한 곳에서 쉽게 적폐가 드러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최순실 이재용 게이트는 우리에겐 절망이자 또 희망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야말로 준비 없이 또 기성정당들에게 촛불의 성과를 뺏겨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적폐세력들이 다시 정권유린을 꿈꾸고 있는 그 숨은 뜻을 어찌 누군들 모르겠습니까?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지만 우리 운동의 즉 힘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선이라도 선택 해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현재 민주당 문재인 후보 문화예술정책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 민예총사무총장 남요원 선생을 돕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의기투합하여 문화예술정책위원회 민속분과 위원장을 맡아 선거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전통예술과 민속문화는 1964년 국가무형문화재보호 제도가 생기면서 50년을 넘게 그 틀에다 집어넣어 많은 부분들이 왜곡되기도 하고 변질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민족정기와 역사의식의 문제이기도 하고 국가 정체성 문제이기도 합니다.

아무쪼록 우리가 앞으로 만들어 나갈 민중의 정부 촛불정부의 앞날을 향해 건너가는 작금의 징검다리라 생각하고 스스로의 당위성을 가져 보기도 합니다. 옛말에도 “한여름에도 불을 피우면 사람들이 불곁으로 몰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권력을 향해 몰려드는 것을 빗대어 하는 옛말인데 틀린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막상 임명장을 받기 위해 참석을 해보니 그야말로 이리저리 부나비처럼 해바라기처럼 권력에만 붙어 쫓아왔던 사람들이 역시나 쉬파리처럼 당선 가능성의 냄새를 맡았는지 한 자리씩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후보자의 입장으로 봤을 때 선거에는 이겨야 하고, 끌어들이기도 하겠지만 굳이 오겠다는 것을 큰 죄가 드러나지 않은 이상에 너는 안 돼 이런 소리는 못 했을 것이고···.

김대중 국민의정부가 김종필과도 손을 잡고 노무현 대선후보 당시 정몽준 하고도 연합을 했는데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어 굳이 재 뿌리는 소리도 못하고 있는 그대로 바라다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치세력을 견인하고 추동하는 힘을 바로 똘똘 뭉친 천만 촛불의 힘에 있습니다. 세월호 참상을 밝히는 문제, 사드를 내쫒는 문제, 역사를 올바르게 돌려놓는 문제···. 우리가 깨어 있고 뭉쳐 있을 때만이 가능합니다. 저는 그것을 믿기에 그 힘에 같이 보태고자 참여했습니다.

끝으로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될 민속부문에 대한 정책개발 그리고 없애야 할 적폐들도 빠짐없이 제 개인 톡이나 메일(thfro1@hanmail.net)로 보내주시면 힘을 보태겠습니다. 여러 선생님들의 관심과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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