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봄 백담사③] 이슬람 기자들 사찰 범종소리에 위로받다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절간에 가서 기왓장에 소원을 적어본 적이 있나요?” “아니요.” “그럼 간절한 소원을 정성껏 적어보세요.”
이런 문답은 시리아·레바논·조지아·키르기스스탄·카자흐스탄·이집트·우즈베키스탄·터키·파키스탄·수단 등 비불교국가에서 온 아시아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에겐 좀처럼 이해되기 어렵다.
하지만 아이반 림(싱가포르)이나 에디 스푸랍토(인도네시아), 아시라프 달리(이집트), 푸네 네다이(이란) 기자 등은 불교신자는 아니라도 예전에 백담사를 방문했거나 독실한 불자인 춘룬바타르(몽골) 기자는 대번에 백담사 연수원장 백거스님의 안내에 따라 자국어로 소원을 적는다.
막내격인 알리 오스타르수는 ‘형제의 나라 터키’라고 한글로 쓰면서 형 메흐멧 오스타르수 기자와 사진을 찍는다. 각자 자신의 소원을 담은 기왓장은 짧아도 백년 이상 백담사 지붕으로 쓰이며 비바람을 막고 햇볕을 고르게 해준다고 한다.
“공~, 공~, 공~” 선일스님, 자나트 모민쿠로브 카자흐스탄 기자와 짝을 이뤄 범종을 칠 준비를 하고 있는 푸네 네다이(정면으로 보이는 여성) 이란 <쇼크란> 잡지 발행인.
무슬림인 그녀는 힘든 일을 겪을 때면 내게 카톡을 보내 “Brother, please pray for me”라고 한다. 2008년 봉은사 주지로 계시던 명진스님을 뵌 후부터 불교에서 많은 위로를 얻는다고 했다.
그녀는 10일 한국을 떠나면서 “브라더, 몽크 명진한테 기도부탁한다고 전해달라”고 했다. 20일 명진스님께 전화드리니 “물론이지요. 푸네씨 위해 기도할 테니 편하게 지내라고 전해주세요”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