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스테이] 70대 싱가포르 기자의 백담사 ‘1박 2일’
‘차명상 대가’ 백거스님 “행복한 사람이 더 좋은 차를 우려냅니다”
[아시아엔=아이반 림 <스트레이트타임스> 전 선임기자, 아시아기자협회 전 회장] 우리는 온돌이 깔린 나무 바닥위에 놓인 방석에 가부좌 자세로 앉았다. 백거 스님은 우리 신참자들에게 모든 것을 간단하게 알려주셨다.
“숨을 깊이 들이 쉬고 내 쉬세요. 리듬을 느끼면 마음이 편안해 질 것입니다. 몸의 긴장을 푸세요.”
그는 불교, 기독교, 무슬림 신자들이 섞여 있는 우리들에게 편안한 자세로 옮겨 앉아도 좋다고 말했다. 회의와 관광 그리고 장거리 이동으로 지친 아시아기자협회 회원들은 명상의 대가 앞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매우 즐거웠다.
백거 스님은 “여러분들이 사소한 일들을 잊고 산다면 인생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는 겁니다”라며 모든 사물이 특별한 것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차 한잔을 마시면서 인생을 돌아 볼 수도 있고 우리가 함께 행복해 질 수도 있습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습니다. 행복한 사람이 더 좋은 차를 우려냅니다.”
하얀 도자기로 만든 차 주전자와 찻잔 두개, 녹차 잎과 빈 잔이 삼각형 모양으로 앞에 놓여졌다. “찻잎을 들어 냄새를 맡으세요. 그리고 입에 넣어 씹고 맛을 음미하시면 찻잎의 향을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나서 뜨거운 물을 큰 컵의 3분의 2 정도로 부어 주세요. 계곡에 흐르는 행복한 물소리처럼 들리지 않나요?”
그의 나지막한 음성이 들여온다. “찻잎을 차 주전자에 넣어 주시고 그 안에 뜨거운 물을 붓습니다. 따뜻한 물이 마른 찻잎으로 스며듭니다. 그러면 옅은 밤색의 물이 나오기 시작할 것입니다. 자, 이제 차 주전자를 들고 마실 찻잔에 부어주세요. 여기가 바로 차 명상의 가장 중요한 시간입니다. 그 순간을 즐기세요.”
명상 공간에선 숨소리도 들릴 듯 조용하기만 했다.
“찻잔을 입술에 갖다 대고 부드럽게 차가 입술에 닿게 합니다. 그리고 혀를 한번 굴려주세요. 이제 차를 마시면서 즐기세요.”
차 명상은 내게 매우 감각적인 경험이었다, 여태껏 한번도 이렇게 차를 마신 적이 없었다.
명상 도중 나는 최근 언론이 지나치게 자유주의에 빠지는 현상을 생각했다. 언론은 그 어느 분야보다 ‘사려깊은’ 영역이 돼야 하는데,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나는 그것을 ‘사려 깊은 저널리즘’(Mindful Journalism)이라고 이름지어 봤다. 그 모델은 2500년 전 비파사나 명상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사려 깊은 언론인은 기사거리만 좇는 사람이 아니다. 그보다 자신의 기사가 사회에 미칠 잠재적인 영향에 대해 고민하고 또 심사숙고한다. 그런 기자들은 부처님의 ‘팔정도’의 덕목을 알아야 하며, 온갖 종류의 미신으로부터 자유롭고 정직하며 진실하고 이타적이어야 한다.
언론학자들은 선정적이고 표절을 일삼으며 가십거리에 치우치는 언론의 현실을 걱정하고 있다. 그뿐인가? 세상은 온통 가짜뉴스들이 판을 치고 있다.
인터넷으로 세상이 좁아지고 세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지금, 전문 언론인과 블로거들은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아시아의 언론은 불교·힌두교·유교·이슬람교를 아우르는 철학을 배경으로 ‘사려깊은 저널리즘’에 바탕해야 한다.
차 명상을 마치고 백거스님은 일행을 어둑어둑해진 백담사 마당으로 모이라고 했다. 그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음걸이를 느끼며 걸으라”고 했다.
연꽃무늬 잔에 담긴 촛불을 손에 들고 우리는 마치 지네처럼 천천히 걸으면서 명상을 하였다. “행복한 생각을 하세요.” 백거 스님의 목소리가 차가운 저녁 공기를 뚫고 들려왔다.
그 순간 한 생각이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빛을 밝히는 자, 그대는 행복하다.”(번역 송혜원 <아시아엔> 미국 통신원)
백담사..전두환..전대통령 머물던곳이라고 무슨 자랑거리라도 되는냥..웃긴다..민족을 죽인 살인마를 숨긴곳이 무슨 자랑이라고..사찰은 좋은데 전두환 머물던곳은 흔적도 없애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