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사회 싱가포르의 ‘신종 고민’···종교축제 용어 선택의 난해함?
[아시아엔=아이반 림 아시아기자협회 제2대 회장, 전 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스> 선임기자] 때 묻지 않던 시절에는, 전 세계인은 종교적이거나 문화적인 축제 기간에 서로 인사를 보냈다. 그들은 정치, 문화, 종교에 상관없이 가족과 친구들에게 우정과 호의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나 정치적·종교적 갈등을 심각하게 겪는 요즘, 일견 순수한 표현들 역시 다른 뜻을 함축하고 있다. 이를테면 “Merry Christmas”, “Yuletide Joy”, “Season’s Greetings” 등은 모두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표현이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
“Yuletide Joy”와 “Season’s Greetings”는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도 흔히 사용하는 까닭에 더 세속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반면 “Merry Christmas”는 그리스도를 직접 언급함으로써 더 종교적인 표현으로 들린다. 기독교인들이 왜 세속적인 표현보다 “Merry Christmas”를 선호했는지는 논란의 여지도 있다.
한편 싱가포르에서는, 두 축제 즉 힌두교의 ‘빛의 축제’와 이슬람의 라마단 종료 기념 축제에 관한 인사법을 어떻게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싱가포르의 타밀(남인도인) 공동체는 빛의 축제를 “디파발리”라 부르며 기념해 왔다. 그러나 싱가포르 내의 북인도인 이주자들을 고려하여, 일부 사람들은 “디파발리” 대신 ”
“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물론 두 단어 모두 “빛 줄기”라는 뜻의 산스크리트어에서 온 것이지만 말이다.
이슬람 축제와 관련해 싱가포르 사람들은 서로간에 “Selamat Hari Raya”라고 부르는 관습이 있어 왔다. 그러나 올해에는 시의회와 현지여행 포털인 ‘Trip Zilla’는 한 중동지역 사람들에게 “Eid Mubarak”(아랍어로 “축복받은 이드”라는 뜻)이라고 인삿말을 보냈다.
싱가폴에서 아랍어가 점차 유행하는 것은 아랍문화의 영향이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런 현상이다. 싱가포르에서 권위를 인정받은 외교관인 빌라하리 카우시칸(Bilahari Kausikan)은 “이는 그동안 동남아 이슬람 사회에서 전해내려온 개방적·통합적인 전통을 잘못 이끌고 있다”며 “그들은 중동의 이슬람 와하브파의 하나로 배타주의 성향을 띠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카우시칸은 “싱가포르와 같은 다문화사회는 이들로 인해 결속력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보통신부는 외국어보다 현지어가 선호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예를 들어 Diwali 대신 Deepavali, Eid Mubarak 대신 Selamat Hari Raya를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경우 외국인이 대거 들어와 세워진 국제도시라는 점에서 정치적이든 종교적이든 가치기준의 변화는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번역 김채연 인턴기자>
아래는 기사 원문입니다.
In the Age of Innocence, people all over the world sent out greetings to one another during religious and cultural festivals. They spread messages of friendship and goodwill to families and friends without the fear of being called out for political, cultural, and religious incorrectness.
But in this age of political and religious conflicts, the seemingly innocent forms of expression have come under scrutiny for their connotations. Greetings such as “Merry Christmas”, “Yuletide Joy”, and “Season’s Greetings” all have subtle differences.
At face value, they are different ways of celebrating the birth of Jesus Christ. Yet, one can say that “Merry Christmas” sounds more religious as it mentions Christ Himself while “Yuletide Joy” and “Season’s Greetings” sounds more secular without the allusion. Whether Christians preferred to use “Merry Christmas” over the secular forms is debatable.
In Singapore, a discussion is taking place over the proper way of publishing greetings on two festivals: the Hindu festival of light, and the Islamic festival marking the end of the fasting month of Ramadan.
The festival of light has always been celebrated in Singapore by the Tamil (Southern Indian) community as Deepavali. However, in consideration of the Northern Indians migrants in Singapore, some people have resorted to using the term “Diwali” instead of “Deepavali” (both terms are variants of the Sanskrit word for “row of lights”).
As for the Islamic festival, it has been customary for Singaporeans to wish one another “Selamat Hari Raya”. This year, however, the town council and Trip Zilla, the local travel portal, have sent out Eid Mubarak (“Blessed Eid” in Arabic) greetings to an international audience in the Middle East.
The growing prevalence of Arabic words in Singapore is a by-product of the growing Arabic influence. “This is a process of whereby exclusivist, Wahhabist variants of Islam from the Middle East misplacing the open, syncretic Islam, as traditionally practiced in Southeast Asia.” said veteran Singapore diplomat Bilahari Kausikan. He regarded this as an unhealthy influence on the social cohesion of multi-cultural societies like Singapore.
The Ministry of Communications and Infomation has taken the stand that local vernacular terms should be preferred over foreign ones: Deepavali instead of Diwali, and Selamat Hari Raya instead of Eid Mubarak. Yet being a cosmopolitan city open to the influx of foreigners, variations from the norm is inevitable, both politically and religious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