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한국인] 배명직 기양금속공업 대표···한국 CEO 최초 ‘표면처리’ 기능장 등극

[아시아엔=조영관 도전한국인본부 본부장] “한국예술문화명인협회 초대 이사장, 대한민국명장(표면처리), 대한민국 산업현장교수 업계1호, 경기과기대 청정환경시스템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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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관

배명직 기양금속공업(주) 대표와 함께 하는 호칭이다. 그는 ‘돈도 빽도 없지만 기술만큼은 최고’를 자부한다. 물론 본인보다 주변에서 더 그렇게 인정해 준다.

짙은 눈썹에 이목구비가 뚜렷해 미남 영화배우로 착각할 정도의 배 대표는 실제 청소년 시절 문제아로 불리며 부모 속께나 썩였다. 하지만 그 기간은 다행히 뜨거웠지만 짧았다. 고3 때 화학분석기능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하며 도금인생에 들어섰다. 그 종착역은 명장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표면처리분야 명장이 되어 기양금속공업(주)을 경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거시기 두쪽과 자신감을 갖고 상경해 20대 중반에 조그만 가게 사장이 되었다. 그는 “어린 나이에 회사를 차렸다고 하면 다들 부러워하지만 고통과 시련은 지금 생각해도 끔찍하다”며 “그런 시절이 있었기에 더 탄탄히 나를 다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직장에 들어가서 열심히 하여 인정도 받았지만 회사가 부도 나면서 창업을 하게 됐다”며 “늦깎이로 35살에 인천재능대학에 입학하여?기능장 자격에 합격한 것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다”고 하였다.

그는 CEO로서 기능장에 오른 최초의 주인공이다. 그는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8년째 경기과학기술대 겸임교수로 후학 양성을 해오고 있다.

그는 특히 인체에 무해한 ‘크로프리 도금법’을 최초로 개발하여?친환경 기술 선진화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그동안 9건의 특허기술을 획득했고 현재 특허출원 중인 것이 3~4개에 이른다.

배명직 대표는 40여년 표면처리 분야에 매진해 오면서 대한민국 CEO 출신 표면처리기능장 1호, 도금기술경기대회 산업자원부장관상과 중소기업 부문 대한민국 신지식인 경영인 대상에 선정됐다. 특히 지난 2007년 기능인으로서 최고영예인 ‘대한민국 명장’에 도전, 국내 첫 표면처리 분야 명장으로 등록되었다.

한편 기양금속공업은 항공, 우주, 통신, 전자 등 방위산업 부품들을 도금처리하는 기업으로 ‘골드마이스터’를 론칭해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특히 황금칼 ‘지앨리’는 국내산 강판을 사용해 형상가공, 2차 열처리 공정과 연삭 공정, 표면처리 공정 등을 통해 제작돼 강한 절삭력과 내마모성으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배명직 명장은 “독일 명품칼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에도 대한민국을 빛낼 칼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배 대표 명함에는 ‘도금산업의 미래를 개척하는’이라는 문구가 시선을 끈다. 그만큼 도금분야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졌다는 얘기다.

그를 상징하는 단어는 다음 두 개다. ‘도전한국인’과 ‘21세기 연금술사’. 실패와 좌절을 극복해 실생활에 필요한 식기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상품과, 예술성 뛰어난 장식품·상장(패) 등에 이르기까지 금옷을 입혀 제품의 격과 명예를 드높이는 재능을 갖고 있는 이가 바로 배명직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늘 ‘뿌리산업으로 진출하라!’고 말한다”며 “뿌리산업은 조금만 배워도 자신의 사업장을 꾸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식당에 들어갈 때마다 뿌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요리명장들이 가장 많이 하는 하소연이 칼이 금세 녹이 슨다는 거예요. 보통 칼들이 철의 함량이 많기 때문이죠. 그런데 제가 만든 칼은 특수표면처리로 녹이 전혀 없거든요. 그분들이 제칼을 쓰시고, 그분들이 만드는 맛난 요리를 많은 분들이 즐기시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그의 정교한 명인기술이 빚어낸 황금 칼과 황금 가위 덕택이다.

그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스테인리스와 방짜유기에 옻을 입혀 부식 방지와 항균 효과가 큰 제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전통과 초현대 기술이 배명직 명장을 만나 어떤 제품을 빚어낼 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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