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공포정치] ‘反에르도안’ 언론인 수십명 연일 체포·구금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 정부는 반대파 언론인 수십명을 강제 연행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사고 있다. 터키 현지 언론인들에 따르면 저명한 여기자인 제라 도간이 지난 22일 터키 남동부 마르딘에서 체포돼 누스야빈경찰서로 압송됐다. 그는 ‘PKK 테러단체 조직원’이라는 혐의를 받고 있다.
터키에선 27일 현재 50여명의 기자가 반국가단체 가입 및 쿠데타 가담 또는 가담 의심 등의 혐의로 체포돼 구금돼 있다고 현지 언론인들은 전했다.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돼 언론자유가 박탈된 상황에서 터키의 주요언론인 <아나톨리아통신>은 지난 23일 경찰에 연행돼 구속영장이 발부된 기자 42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번에 구속영장이 발부돼 수감 중인 뷸렌트 무마이는 연행 도중 트위터를 통해 “내가 가입한 유일한 단체는 터키기자연합이다. 나의 유일한 직업은 기자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체포가 불법임을 알리기 위해서다.
영장이 발급된 기자 중 1명은 여당 국회의원과 장관들의 부패스캔들을 파헤치다 친정부 일간지 <사바 데일리>에서 해직된 나즐리 일리칵도 포함되어 있다.
한편 국제기자연맹 필립 레루스 회장은 “터키 에르도안 정부는 쿠데타 이후 언론탄압을 자행하고 있다”며 “기자로서의 사명에 충실한 기자들을 구속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자초할 뿐”이라고 말했다.
유럽기자연맹 모겐스 B. 비에르고르 회장은 “터키정부가 법치주의로 돌아가도록 압력을 가해주길 각국의 NGO들과 국제사회에 촉구한다”며 “수많은 터키 언론인들이 일상적으로 협박과 체포 그리고 감금이라는 탄압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터키 정부는 풍자 잡지로 유명한 <레 만>의 특집판 출판을 금지시켰다. 또 에르도안에 반대하는 논조를 써온 <지한통신사> 소속 기자 및 기술직 60명을 최근 모두 해고했다.
터키 에르도안 정부는 16일 쿠데타 진압 후 3개월간의 계엄령을 선포 후 군부·사법부·검찰·경찰 등의 인사 1만3000명을 체포해 구금 중이다. 이번 국가비상사태 선포로 사법부의 영장발부 없이도 범죄 용의자들에 대해 30일간 억류하며 조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