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젝’에서 ‘고젝’까지···끝없이 진화하는 인도네시아 오토바이 문화
[아시아엔=김소은 인도네시아 문화 유튜버] 인도네시아 길거리에는 오토바이가 많다. 서민층에게 오토바이는 자가용 같은 존재로 4~5식구가 오토바이 한 대를 타고 다니며 승용차와 버스 틈을 비집고 다니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일반 자동차보다 값이 저렴하고 이용이 편리하여 오토바이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고생들은 자전거 대신 오토바이로 통학을 하는 경우도 많다. 오래 전부터 오토바이를 직업으로 삼는 현지인들도 늘고 있다.
오젝(Ojek)은 인도네시아어로 영업용 오토바이를 뜻한다. 오토바이 기사들은 ‘OJEK’이라고 적힌 푯말을 걸어놓고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그리고 “Ojek!” 하고 외치면 원하는 목적지까지 값을 흥정하여 Ojek 기사가 태워다 준다. 가격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보통 km당 7000 인도네시아 루피아(700원) 정도다.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없어 신기하지만 오토바이가 사고율이 높다는 점과 납치위험도 높아 아주 급하지 않은 이상 이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이런 일반적인 영업용 오토바이를 상품화시켜 새로운 비즈니스 장을 연 사람이 있다. 바로 나디엠 마까림(Nadiem Makarim)이라는 고젝(Go-Jek) 회사 CEO다. (주) PT Go-Jek Indonesia는 2010년 처음 설립되어 현재는 구글플레이에서 1000만번 다운받아졌을 정도로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핸드폰 어플리케이션 중 하나다. 고젝은 한국의 카카오택시와 같이 인도네시아에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를 일으켰다. 이것은 핸드폰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Ojek을 부르거나 택배, 배달 등 Ojek을 이용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 회사는 20만명 정도의 능숙하고 신뢰감 주는 기사들을 확보해 영업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속도·혁신·친밀성 3가지를 모토로 삼고 승객 서비스를 한다. 고젝 기사들은 일반 오젝 기사들과 달리 ‘GOJEK’ 브랜드가 새겨진 유니폼과 헬멧을 착용하여 이용자들에게 편리성을 넘어 안정감과 신뢰감을 준다.
자카르타를 포함하여 반둥·발리·수라바야·족자카르타·메단 등 인도네시아 전국에 진출한 고젝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10가지 이상으로 매우 다양하다. 이 회사는 오토바이 대신 차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있다. 고젝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보자.
Go-Ride는 Ojek처럼 이용자가 택시 대신 오토바이로 이동할 수 있는 서비스다.
Go-Food는 이용자가 특정식당의 음식을 주문하면 그곳의 음식을 테이크아웃하여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Go-Send의 경우 서류나 작은 소포들을 전달하거나 배달해주는 고객서비스를 한다.
Go-Mart는 대신 장을 봐서 배달해주는 서비스이며, Go-Busway는 버스시간표를 알아봐주고 그 시간표에 맞춰 버스정류장까지 데려다 주는 서비스다.
Go-Massage는 방문마사지사를 데려다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밖에 Go-Clean(방문 청소부를 불러주는 서비스) Go-Box(부피가 큰 짐을 날라다 주는 용달과 같은 서비스) Go-Tix(원하는 종류의 티켓을 구매하여 이용자에게 배달해주는 서비스) 등 상상 이상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고젝이 이처럼 매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Go-Jek회사 소속이 아닌 오젝 기사와 일반 택시기사들이 고젝 직원들과 충돌을 빚기도 한다. 고젝의 등장으로 수입이 급감한 오젝 기사와 일반택시 기사들이 한때 거리폭동을 일으킨 적도 있다. 다행이 인도네시아 정부의 중재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고젝 외에도 최근에는 Grab bike(그랩 바이크) 등의 경쟁사도 나타나고 있다. 고젝 등의 등장은 예전에 비하여 인도네시아 국민들 삶의 질이 훨씬 향상되고 새로운 문화 및 사업기회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이용자뿐 아니라 오토바이 기사들 입장에선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었고 오젝 기사 시절보다 수입이 증가했다. 고젝은 단순한 편리성을 넘어 이용자들에게 안전하고 확실한 서비스를 바탕으로 신뢰감과 안정감을 줌으로써 향후 사업영역이 더욱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