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vs FBI 공방 보며 7년 전 이란당국에 맞선 삼성을 떠올리다
[아시아엔=박호경 기자] 테러범 아이폰의 잠금장치 해제를 놓고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맞서고 있는 애플이 정부기관의 아이폰 해킹을 막기 위해 보안을 강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애플이 보안 조치를 우회하는 이른바 백도어(뒷문) 소프트웨어를 활용해도 아이폰의 잠금을 해제할 수 없도록 한층 강화된 보안조치 개발에 나섰다”고 보안 전문가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이폰은 기기마다 장애해결 시스템이 내장돼 있어 사용자가 암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시스템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 된다. FBI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백도어 소프트웨어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애플은 장애해결 시스템이 보안에 취약해 해킹당할 여지를 줄 수 있다며 보안조치 강화를 위한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애플과 FBI가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 폰이 이란 정부당국으로부터 유사한 요청을 받고 거절한 사실이 밝혀졌다.
200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이란의 시린 에바디 변호사는 “2009년 이란의 시민과 학생들이 대거 참여한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정부가 삼성과 노키아 등에 사용자 정보가 담긴 칩을 요구했으나 삼성은 이를 거부했다”며 “반면 노키아는 정부 요구에 응하는 바람에 젊은 층이 대거 노키아에서 삼성으로 휴대전화를 바꿨다”고 밝혔다.
시린 에바디 변호사는 “당시 이란 정부는 시민들이 스마트폰에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시위에 참여하는 것을 차단하고, 주동자를 색출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한 것으로 안다”며 “휴대폰 개인정보 유출은 사생활 보호를 저해하고 인권침해 소지가 큰 점에서 삼성의 대응은 이란 국민들에게 크게 환영받은 반면 노키아는 이후 시장에서 상당부분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