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자녀 정책’의 그림자···낙태·피임수술 강요, 빛 보지 못한 수많은 생명들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지난 1월1일 중국 당국은 35년동안 이어왔던 ‘한자녀 정책’(One child policy)를 폐지하고 ‘두자녀 정책’으로 선회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발표는 중국사회에 적지않은 충격을 주었다. ‘두자녀 정책’이 발표되자마자 일부 시민들은 “한 자녀 정책 때문에 법적 보호를 받지 못했던?둘째?자녀에게 보상을 해달라” “둘째자녀를 출산했다는 이유로 지불했던 벌금을 다시 되돌려달라”며 시위에 나섰다.
미국 <포린 폴리시>는 1980년 한자녀 정책 도입 이후 ‘둘째딸’로 태어나고 자란 캐롤라인 칸의 글을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칸의 부모는 ‘한자녀 정책’이 불어 닥친 시대적 변화를 직격탄으로 맞은 세대다.
중국 정부는 급증하는 인구를 줄이기 위해 ‘한자녀 정책’을 발표했다. 당시 가족계획부의 관할 하에 사무소가 중국 전역에 설치됐다.
캐롤라인 칸은 “가족계획사무소는 둘째아이를 가져버린 기혼여성들을 소환해 강제낙태시켰다. 낙태시기가 지난 임산부들은 벌금을 내야만 했다”고 밝혔다.?하지만 35년 전 당시 ‘900달러’는 중국서민에겐 너무나도 큰돈이었다. 수많은 서민가정은 둘째아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칸의 부모는 그녀를 ‘후커우’(Hukou, 호적등본)에 등록시키기 위해 910달러를 지불했다.
하지만 칸의 동네친구는 달랐다. 칸은 “맏딸이었던 그 친구는 호적신고가 전혀 돼있지 않았다. 그 친구는 남동생이 태어나자마자 곧바로 할아버지댁으로 이사를 갔다. 이는 중국 지방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칸에겐 오빠 한명이 있다. 칸의 오빠가 태어나자마자 가족계획사무소는 칸의 어머니를 강제로 병원으로 데려갔다. 자궁 내 피임기구인 ‘피임링’을 놓기 위해서였다. 출산한 기혼여성들은 모두 정기적으로 초음파사진을 찍어야만 했다. 피임링이 그대로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칸은 “가족계획부는 마치 돼지들을 다루는 것처럼 여성들을 트럭에 밀어 넣고 병원으로 끌고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1988년 봄, 칸의 모친은 비밀리에 피임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가족계획부의 정기검진은 피할 수 없었다. 그녀는 피임링을 몰래 주머니에 가져가 초음파 사진을 찍을 때마다 자궁 근처에 가져다 댔다. 이러한 눈속임으로 당국의 검진 때마다 빠져나갈 수 있었다. 칸은 “수많은 위기 끝에 1989년 3월, 내가 태어날 수 있었다. 난 정말 운이 좋았다”고 밝혔다.
2015년 10월, 중국은 처음으로 한자녀 정책을 ‘두자녀 정책’으로 선회할 것이라 발표했다. 칸은 “발표 직후 과거 정부가 저지른 비인간적인 행위들에 대해 묻기 위해 가족계획부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거절당했다”라며 “나의 숙부가 살던 마을엔 가족계획부가 파견한 감독 2명이 있었다고 했다. 소중한 생명들이 그 두 명의 손에 죽어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