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쉬태그로 풀어보는 2016 아시아] 아웅산 수치·인도 진출 러쉬· 샤오미 레이쥔
한 해가 저물고 새로운 한 해가 다가오고 있다. <아시아엔> 특별취재팀 최정아, 김아람, 라훌 아이자즈(Rahul Aijaz), 라드와 아시라프(Radwa Ashraf) 기자가 2015년 아시아를 뒤흔든 사건과, 2016년 아시아가 주목해야할 이슈들을 풀어본다. 아시아기자협회 소속 아이반 림(Ivan Lim), 아시라프 달리(Ashraf Dali), 샤피쿨 바샤르(Shafiqul Bashar), 비쉬누 고탐(Bishnu Gautam), 사이다 조고비(Sayda Zoghbi) 등 해외기자들도 한마디 거들었다. #해쉬태그와 함께 올해의 아시아를 돌아보고 내년의 아시아를 미리 만나보자. -?편집자
2016년엔 어떤 사건, 지역, 인물이 아시아를 움직일까? <아시아엔>은 2016년 아시아를 휩쓸 주요 이슈들을 키워드로 정리해 풀어본다.
#아웅산수치 #AungSanSuuKyi
2015년 11월8일, 미얀마 역사에 길이 남을 ‘자유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가 압승했다. 1962년 3월 네 윈 육군총사령관이 쿠데타로 집권한 뒤 53년만에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이룬 것이다. 외신들은 이번 선거 결과를 ‘미얀마의 봄’이라 칭하며, 민주화의 초석을 다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총선결과로 해외 기업의 미얀마 진출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는 “그동안 선거로 인해 지연돼 온 각종 경제입법들이 시행되며 해외기업의 미얀마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며 “내외국인에 차별적으로 적용되던 투자법이 ‘신투자법’으로 통합돼 외국인 투자환경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총선에서 대승을 거둔 아웅산 수치에게도 무거운 과제가 있다. ‘민주화 정착’과 ‘경제발전’을 동시에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권력을 유지해온 군부가 패배를 깨끗이 승복했다 하더라도, 정권 이양 과정에서 잡음이 나오지 않을 수는 없다. 또한 그녀가 국민들의 한껏 높아진 기대를 충족시킬만큼 경제적인 발전을 일궈낼지도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웅산 수치가 2016년 ‘가장 주목받는 인물’ 중 한명이 될 것은 자명하다.
#철권통치 #IronFist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자국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철권통치’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두 대통령 모두 국가안보를 주요 정책기조로 삼아 지지율을 높였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2015년 초 ‘루블화 폭락’으로 흔들리는 듯 했으나, 지난 6월 ‘사상최고치’인 89.9%를 기록했다. 푸틴의 지지율은 앞으로도 고공행진 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지난 9월30일 ‘이슬람국가(IS)를 퇴치하고 시리아 정부를 돕는다’는 명목으로 시리아 공습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푸틴이 시리아 정부와 대치 중인 미국과의 대결구도를 만들고 있다”며 “러시아 경제위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푸틴은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포브스>는 “푸틴 대통령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행하고 책임을 면할 수 있는 힘을 가진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라고 평했다.
터키의 경우, 지난 11월 열린 조기총선에서 집권여당 정의개발(AKP)가 압승하면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의 집권이 더욱 공고화됐다. AKP는 316개 의석(49.41% 투표율)을 확보하며 대승했다. 이에 대해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 국민들은 안보와 안정을 택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10월 수도 앙카라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결과로 에르도안 정권에 우호적이지 않은 언론과 소수민족 쿠르드족 탄압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인도 진출 러쉬 #RushtoIndia
“멘토인 스티브 잡스가 어려움에 직면하면 인도의 사원을 방문해보라고 조언했다”- 마크 저커버그
지난 10월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인도를 찾았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면담한 지 불과 한 달만이었다. 그는 인도 타지마할 등의 풍경을 멋드러진 멘트와 함께 페이스북에 게재하는 등 인도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세계 2위 ‘인구대국’ 인도를 노리는 글로벌 기업은 비단 페이스북 뿐만이 아니다. 전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인도로 진출할 채비를 마쳤으며, 그 흐름은 IT기업들 사이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16년 인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30%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2014년 8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다른 지역에 비교해선 성장폭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5년간 스마트폰 시장은 중국보단 인도를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도의 스마트폰 판매 규모 또한 2014년 8천만대 수준에서 2016년엔 1억천만대 수준까지 늘어나, 처음으로 남미(1억4500만대) 규모를 넘어설 전망이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진출은 인도 경제성장에도 탄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모디 총리가 경제성장을 원활하게 이루려면 종교 불관용 논쟁, 잇따른 성범죄 등 내부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제2의중국’베트남 #RisingVietnam
‘제2의 중국’ ‘동남아의 잠룡’…. 외국인 투자에 힘입어 연간 6%대의 경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베트남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세계은행(World Bank)에 따르면, 베트남의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작년 동기 대비 6.28%으로, 상반기 기준 5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베트남의 경제성장에 대해 현지기업 시스테크 기술무역에서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응오 동은 “현지인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베트남에 투자하는 외국인과 기업이 급증했다”며 “제조업이 성장하면서, 지방 농촌지역에도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레스토랑, 카페 등 서비스업도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최대 경제공동체, 환태평양경제동반자(TPP)에 가입하면서 베트남의 성장 잠재력은 더욱 커졌다. 페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TPP 체결 이후 2025년까지 베트남의 GDP 총액이 10% 이상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물론 TPP가 베트남에 긍정적인 효과만 미치는 것은 아니다. 응오 동은 “베트남의 TPP가입은 ‘양날의 검’이라고 생각한다”며 “해외 기업들이 물, 전기 등 베트남에서도 부족한 자원을 사용하고 있고, 이로 인한 환경오염도 일어나고 있다. 또한 베트남 기업들도 해외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레이쥔 #LeiJun
‘중국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는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전세계가 주목하는 기업인 중 하나다. 중국 명문 우한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으며, 지난 1992년 중국 유명 IT기업 ‘킹소프트’에 입사한지 6년만에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이후 IT벤처 창업을 결심한 레이쥔 회장은 2010년 4월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의 린빈을 중심으로 한 핵심인재 6명과 함께 샤오미 테크(이하 샤오미)를 공동 창업했다.
‘초저가전략’을 내세운 샤오미 스마트폰은 출시 4년만에 중국 내수시장에서 삼성을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 1위를 달성했다. 현재 샤오미는 보조배터리·이어폰·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가전제품을 선보이며 제품군을 넓혀가고 있다. 2015년 10월 샤오미는 30만원대 초저가 전동스쿠터 ‘샤오미 나인봇 미니’를 소개해 사업을 더욱 확장했다.
현재 샤오미의 시장가치는 무려 450억달러(약 51조4천억원)에 육박한다. 2015년 10월 미국 <포브스>가 발표한 ‘중국 100대 부자’에 따르면 레이쥔 샤오미 회장의 재산은 41억으로 중국 부자 중 19위, 전세계 부자 중 375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대륙의 실수’라 불렸던 샤오미는 이제 중국벤처의 신화로 자리매김했다. 그 중심의 레이쥔 회장은 최근 “2016년 상반기에 노트북을 출시해 애플의 맥북 에어와 자웅을 겨루겠다”고 선포했다. 2016년 전세계는 샤오미와 애플의 ‘진검 승부’를 주시할 것이다.
#아시아청년실업 #YouthUnemployment
2015년 10월13일 세계은행(WB)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15∼29세 청년 인구 18억명 가운데 실업자가 6억명을 넘어, 3명중 1명이 일자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례없던 실업률이다. 세계은행은 최악의 청년실업 원인으로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잇따른 경기침체를 지목했으며, 향후 10년간 청년실업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 예측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한중일을 포함한 동남아, 중앙아시아 국가 15곳의 평균 실업률은 9%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이 중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의 실업률은 각각 16.7%, 21.6%로,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치다. 또한 이들 국가의 임시직 비율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실제 체감 실업률은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교적 경제발전도가 높은 동아시아도 청년 실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청년실업률이 전세계 청년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이 지역의 청년실업률은 중·장년층에 비해 4배 가량 높다.
국제노동기구(ILO)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등 신흥국가의 경제성장이 더뎌짐에 따라 아시아청년실업률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6년 아시아 각국의 주요 정당들은 일자리 없이 방황하는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청년실업 해소’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