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IS 파리 테러와 러시아여객기 테러, 이를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은?
현지시각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비극이 발생했다. 최소 129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이번 비극은 또다른 9.11로 기록될 것이다. IS는 이 테러를 자신들이 주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IS는 근 보름새 3곳에서 대형테러를 주도한 것이다.
이 사건을 두고 국제사회는 프랑스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애도를 보내고 있다. 분명 프랑스에서 발생한 테러는 지구촌을 경악시킬만한 끔찍한 비극이다. 여기서 시계추를 조금만 되돌려보자. 지난 10월말 러시아와 이집트도 이와 유사한 비극을 겪었다. 이집트 시나이 상공에서 러시아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객이 전원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서방을 위시한 국제사회는 과연 여객기 폭발사건의 피해자인 이집트에 온정의 손길을 보내고 있을까? 아니면 이집트를 그들이 벌이는 알력다툼의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고 있을까?
<아시아엔>의 해외필진 갈랄 나사르 알-알람 위클리 에디터는 이집트 상공서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 사고를 두고 벌어지는 ‘국제사회의 모순’을 정확하게 짚어준다. -편집자
[아시아엔=갈랄 나사르 알-알람 위클리 에디터] 지난 10월31일 이집트 시나이 상공에서 러시아 여객기가 추락해 승무원을 포함한 탑승객 224명 전원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이와 관련 IS는 이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으며, 현재 이집트 조사위원회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서방 언론들은 여객기 추락사건의 원인으로 ‘테러’를 언급하고 있다. 특히 미국 및 영국 언론은 테러를 사고원인으로 확신하고 있는 듯 하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기내 폭발물과 여객기 추락에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작 미국과 영국의 정보당국은 이집트와의 협력관계를 축소해가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이집트는 테러를 포함한 여러 가능성을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아직 확실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만약 이 비극이 실제로 테러로 인한 사고라면, 이집트 또한 테러의 피해자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테러라고 단정짓고 있는 미국과 영국의 태도가 의문스럽다. 지난 9.11 테러 사고 이후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결의안 1373호’를 채택했다. 이는 전세계 모든 국가가 테러와의 위협에 맞서는데 함께 적극 협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의 태도는 어떤가? 이들은 어떤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다. 명백한 안보리 결의위반이다. 오히려 사고의 책임을 이집트에 은근히 돌리려 하고 있다.
서방언론들은 공항보안직원이 뇌물을 받아 폭발물이 기내에 반입될 수 있었다는 둥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비난하는 기사도 급증했다. 이런 보도가 여객기 추락사고를 수습하는데 과연 도움이 될까? 이집트는 서방국들이 벌이는 알력다툼의 희생양이 되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이집트는 계속해서 테러에 맞설 작정이다. 지난 2001년 미국 9.11 테러, 2015년 1월 프랑스 잡지 ‘샤를리 에브도’ 사건 때도 그래왔다. 이집트에는 관광산업에만 6백만명 이상이 종사할 만큼 전세계에서 관광지로 이름난 곳이다. 만약 테러집단이 이집트 관광객을 타깃으로 삼을 경우, 어떠한 ‘비극’이 일어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국제사회는 이집트를 희생양으로 삼기보단 공조체제를 갖춰 혹시 모를 비극에 대비해야 한다.
서방이 러시아 여객기 추락사고의 또다른 피해자인 이집트를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나선 것은 부당한 처사다.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도 조사 중에 있으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바탕으로 ‘사고 피해자’를 매도하는 것은 피해를 오히려 확산시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