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질 처형·모독에 뿔난 중국 네티즌···中정부, ‘애꿎은’ 인터넷검열 강화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중국 정부가 잇따른 ‘인질 구출 실패’로 네티즌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9일 무슬림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판징후이(50)씨를 살해한 사실이 공개된 데 이어, 불과 하루만에 말리 수도 바마코에서 말리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벌인 인질극으로 중국인 3명이 사망했기 때문이다.
특히 20일 벌어진 말리 인질극 당시, 말리에 인민행방군이 있음에도 구출작전에 참여하지 않은 것을 두고 논란이 더욱 불거졌다. 지난?2013년 중국 당국은 인민해방군 400명 가량을 유엔 국제평화유지군으로 말리에 파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의 웨강 군사평론가는 “인민해방군은 이번 사건 발생 지역에서 1천km나 떨어진 곳에 있었다”며 “허락 없이 움직이면 해당 국가에 대한 주권침해”라고 말했다.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IS 선전용 영문잡지 다비크<Dabiq>가 ‘중국인 인질 판매중’(Chinese prisoner on sale)이란 문구를 적은 포스터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정부가 무능력했다’며 비판을 가했다.
네티즌들의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자, 중국 정부는 테러조직 납치 관련 게시물의 검열을 강화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IS가 살해한 판씨 관련 기사와 사진들이 빠른 속도로 삭제되거나 판씨의 사진이 외교부 대변인 사진으로 변경됐다”고 보도했다.
‘이슬람 국가’(Islamic State), 인질, 판징후이 등의 단어가 포함된 게시물들도 검열대상이다. 검열 트랙킹 사이트 <프리 웨이보>(Free Weibo)에 따르면, 판씨의 사망과 관련 포스트와 사진은 물론, ‘인질’ ‘중국’ ‘IS’ 등이 포함된 포스트 및 댓글도 모두 삭제됐다.
중국민들 사이에선 중국이 IS 격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일각에선 중국 정부가 ‘중국의 군사적 불개입 정책’을 과연 포기할까라는 반문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은 세계 곳곳에 군대를 파견한 미국을 비판하며, ‘불개입 정책’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무슬림 인구들이 거주하고 있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위구르인 300명이 IS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슬람 테러조직과의 마찰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14년7월 IS 리더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중국은 무슬림의 권리를 강제적으로 억압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이는 중국 위구르 자치구에서 일어난 독립분리운동을 탄압한 중국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위구르자치구 출신 IS 요원들의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 가능성도 있다.
한편 천딩링 마카오대학 교수는 판씨의 사망전 <NYT>에 “판씨 IS 납치사건 이후, 중국민들의 불만이 커졌다”며 “판씨가 안전하게 귀국한다면 문제가 없을 테지만, 만약 이 사건이 비극으로 끝난다면, 중국정부에게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