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만 ’66년만의 만남’, 시진핑-마잉주 ‘일국양제’ 둘러싼 ‘동상이몽’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1949년, 국민당을 이끌던 장개석은 공산당에 대패한 뒤 타이완섬으로 밀려났다. 그후 중국과 대만은 오랜 세월 소원했다. 그러나 마잉주 총통이 집권하면서 양안관계에 먹구름이 걷어지기 시작했다.?그리고 오는 7일, 중국 공산당과 대만 국민당이 66년 만에 처음으로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미국 <복스>(Vox)는 양국의 만남에 대해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평하며 “이번 회담은 지난 66년간 양국관계에 큰 변화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오랜 세월이 흐르며 중국 공산당과 대만 국민당의 내전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군사적 긴장감은 대폭 낮아진 반면, 양국간 경제협력은 급증했다. 공통된 언어를 쓴다는 이점을 활용해 대만의 유수한 기업이 풍부한 노동력을 찾아 중국으로 진출했다. 특히 2008년 친중국 성향의 국민당 소속 마잉주 총통 당선 이후, 양국관계는 급속도로 발전했다.
하지만 양국의 정치적 긴장은 66년이 지난 뒤에도 여전하다. 중국은 ‘일국양제’(One China Policy) 기조를 이어나가고 있으나, 대만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상이한 ‘정치시스템’ 때문이다. 대만은 한국과 비슷한 시기 ?민주화 운동을 통해 민주화를 이뤘다. 이에 대한 대만인들의 정치적 자부심도 상당하다. 친중국 성향의 마 총통마저 “중국에 민주주의 체제가 안정적으로 정착된 뒤에야 양국통일이 가능할 것”이라며 선을 그을 만큼 양국 정치제도의 차이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물론 이번 정상회담으로 양국 간 정치적 긴장은 일시적으로나마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복스>는 “양국 정상들이 생각하는 정상회담의 ‘목적’은 다를지 모르나, 시 주석과 마 총통은 양국 긴장관계가 풀리고 있음을 국제사회에 과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우, 최근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진 남중국해 분쟁으로 인해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다. 시 주석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남중국해를 비롯한 동남아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
대만의 마잉주 총통도 정치적으로 부담을 지니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대만은 오는 1월 대선을 앞두고 있으나, 많은 전문가들이 마잉주의 국민당이 아닌, 야당 민진당의 차이잉원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친미성향의 차이잉원은 대만의 독립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마 총통은 이번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국민당의 지지율 회복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중국-대만 정상회담이 국민당의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선 “마 총통의 ‘친중국 행보’가 국민당 지지율에 도움은커녕,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