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反中예술가 아이웨이웨이 비자 거부···10월 방문 앞둔 시진핑 눈치보기?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4년만에 중국 당국에 압수됐던 여권을 돌려받은 중국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58)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중국 주재 영국 대사관에 6개월 비자를 신청했으나 비자 신청서에 누락된 내용이 있다는 이유로 거부됐다.

이를 두고 영국 정부가 오는 10월 영국을 방문할 예정인 시진핑 중국 주석을 의식해 아이웨이웨이의 비자신청을 거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가 중국 당국에 압수됐던 여권을 4년 만에 돌려받았다. 그는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오늘 여권을 돌려받았다"라는 글과 함께 여권 사진을 게재했다. 그의 지지자들은 포스팅을 공유하고 환호했다.
지난 23일 중국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가 중국 당국에 압수됐던 여권을 4년 만에 돌려받았다. 그는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오늘 여권을 돌려받았다”라는 글과 함께 여권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아이웨이웨이 인스타그램>

아이웨이웨이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자신의 전과를 신고하지 않아 영국 입국이 제한됐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공개했다.

중국 주재 영국 대사관의 비자이민국이 보낸 이 공문은 “귀하의 입국신청서가 규정에 어긋나 영국 입국이 제한됐다”며 “귀하가 과거 중국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전과가 있다는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공문은 이어 “이번에는 예외적 사례이나 귀하는 앞으로 비자를 신청할 때 가능한 정확하게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며 “이 같은 신청서 제출 규정을 준수하지 않으면 10년 간 비자신청이 거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이웨이웨이는 범죄로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없다. 지난 2011년 중국에서 81일 간 구금된 것이 전부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범죄 혐의로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적 없다”며 “이를 주장하기 위해 영국 대사관 비자이민국에 전화통화를 했으나 대사관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자료가 정확하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대신 영국은 아이웨이웨이에게 ‘20일짜리 비자’를 발급했다. 이 덕분에 아이웨이웨이는 오는 9월 영국 런던의 왕립미술원에서 열리는 자신의 단독전시회에는 참석할 수 있다.

영국 내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비자 신청 심의에서 관련 법률에 따라 신청자의 업적을 고려한다”며 “아이웨이웨이가 요청했던 전시회 기간에 대한 비자는 발급했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10월 시진핑 중국 주석은 영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에 일각에선 “최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영 관계를 의식해 반체제 인사인 아이웨이웨이의 비자를 거부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영국 외무행정부 대변인은 “10월 예정된 시 주석의 영국 방문과 아이웨이웨이의 비자 신청과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반면, 영국과 달리 독일은 아이웨이웨이의 장기 비자신청을 받아드렸다. 아이웨이웨이는 지난 23일 독일 베를린에 있는 6세 아들을 보기 위해 독일에 방문했다. 그는 “독일정부는 4년짜리 비자를 발급해줬다”고 말했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