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신흥국 중국·베트남 ‘대졸 취업난’ 골머리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아시아의 대표적인 ‘신구(新舊)신흥국’ 베트남과 중국이 6% 이상의 높은 경제성장률에도 ‘대졸 취업난’이 해소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중국 기업들의 인력수요가 경기둔화로 크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는 중국 대학졸업생이 지난해보다 22만명 늘어난 749만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베이징대학에서 취업정보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대기업, 특히 국영기업들이 올해 인력채용 규모를 크게 줄였으며 일부는 심지어 절반까지 줄였다”고 말해, 채용시장에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허베이대학 저널리즘학과 졸업생인 리량(24)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경력이 있는 사람이나 유명 대학의 졸업생들을 원한다”며 “베이징에 와서 일자리를 알아보는 동안 1만위안(178만원)을 썼지만 아직 원하는 직장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엔 고학력자들도 취업난을 겪고 있다. ‘해외유학파’ 션윈야오(26·은행원)씨는 “몇 년 전까지만해도 기업들이 유학생을 선호해 해외학위만 있으면 취업이 어렵지 않았지만 최근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일자리가 없어 대졸자들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고 말했다.

올해 고용한파가 사상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중국 정부도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 당국은 대졸자, 농민공, 제대 군인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6월 국무원은 “스타트업 기업(신생 벤처기업)들은 세금감면, 저금리 대출, 보조금 지급 등의 정책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외국인 투자와 내수 확대에 힘입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베트남의 고학력자들도 취업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베트남 온라인매체 <베트남넷>은 “베트남 노동사회과학연구소가 올해 1분기 기준 노동시장 동향을 조사한 결과, 대졸 이상의 고학력 실업자가 17만8천명으로 집계됐다”고 지난 23일 보도했다. 이는 1년 전 16만2천 명보다 9.9% 증가한 수치로, 베트남 전체 실업자 가운데 대졸 학력 이상 실업자는 16.1%인 것으로 집계됐다.

베트남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첨단산업이나 서비스업보다 제조업의 비중이 커 고학력자를 위한 일자리가 부족한 것으로 지적받아 왔다. 실제로 2013년 기준 베트남 임금 근로자 1천820만명 가운데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는는 17.6%에 그친 반면, 중졸은 49.2%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베트남 정부는 연말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경제공동체(ACE)가 출범하고,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다른 나라와 투자, 인적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질 높은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국제노동기구(ILO) 베트남사무소도 최근 보고서에서 “고부가가치 업종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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