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 인도네시아, 라마단에도 ‘코란보다 스마트폰’
[아시아엔=편집국] 지난 6월17일부터 시작된 이슬람 성월(聖月) 라마단이 후반에 접어든 가운데, 이슬람국가 인도네시아 젊은이들이 ‘코란보단 스마트폰에 빠져있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는 “세계 최대 이슬람 인구 국가인 인도네시아 젊은이들이 라마단 기간 동안 코란보다는 스마트폰에, 이슬람 사원보다는 쇼핑몰에 빠져있다”며 “20~30대 젊은이들이 기도시간임에도 사원에 가야하는 것을 잊은 듯 쇼핑몰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카페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있다”고 9일 보도했다.
자카르타에서 직장을 다니는 시띠(여·34)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업무가 힘들다는 이유로 라마단 기간에 금식을 지키지 않거나 저녁 기도회에 가지 않는 친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대학에서 이슬람 율법을 늦깎이 공부하고 있는 라야(여·49)씨는 “젊은이들이 상업주의와 서구 문화에 물들어 쇼핑몰 식당에서 이프타르(일몰 후 금식을 마무리하며 먹는 만찬) 행사를 하고 커피 전문점에서 각자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신앙은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소년 사이에 음주 문화가 퍼지고 이슬람교의 세속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인도네시아 이슬람교계는 청소년 신자 감소를 막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맥주 판매량이 11% 증가하는 등 최근 수년 동안 주류 판매가 급증하자, 이슬람교계는 청소년의 건강을 보호해야 한다며 편의점 맥주 판매 금지를 정부에 요구했다. 이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4월부터 편의점과 간이식당에서 술 판매를 전면 금지하고, 대형 슈퍼마켓에 특별코너를 마련해 21세 이상에게만 술을 판매하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인도네시아 이슬람 정당들은 술 판매 전면 금지를 골자로 하는 법안을 제출하고 연내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자카르타에 있는 메우띠아 이슬람사원은 라마단 기간인 지난달 26일 기도회 대신 재즈 콘서트를 열어 젊은이들이 종교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