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10대 소녀 “들판에 용변보기 부끄럽다” 자살···인도 농가 69.2% 화장실 없어

2015-07-06 14;24;36

[아시아엔=편집국] 집에 화장실이 없어 들판에 나가 용변을 봐야 하는 인도의 10대 소녀가 수치심 때문에 스스로 목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올해 경제 성장률이 7.5%에 달하는 인도의 ‘양극화’가 극단적으로 드러난 참상이다.

인도 NDTV는 지난 3일(현지시간) 인도 동부 자르칸드 주 둠카 지역 한 마을에서 한 17세 소녀가 자신의 집에서 목을 매 숨진채 발견됐다고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소녀는 숨지기 전에 화장실 설치 문제로 부모와 자주 말다툼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녀는 수차례 부모에게 “야외에서 용변을 보기 부끄럽다. 집안에 화장실을 설치하자”고 말했지만, 그의 부모는 “우리는 가난하고, 너의 결혼 비용을 모으는 게 우선”이라며 거절했다.

실제 인도 내무부 자료에 따르면 집에 화장실이 없어 야외나 공중화장실에 용변을 보는 도시지역 가구의 비중은 18.6%에 달하며, 농촌지역 가구의 비중은 69.2%에 달한다. 숨진 소녀가 사는 자르칸드 주의 농촌 역시 92.4%의 가구가 집에 화장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소녀가 숨진 날 발표된 인도 정부의 ‘사회·경제·카스트 인구통계조사’의 농촌지역 종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인도 전체 가구의 73%를 차지하는 농촌 지역 1억7900만 가구 네 집 중 세 집(74.5%) 가장의 한 달 수입이 5000루피(8만9000원)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농촌 가구의 절반(51.1%)은 소유 농지나 고정된 직장이 없이 일용직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익명의 한 현지 공무원은 “정부가 ‘클린 인디아’ 캠페인의 일환으로, 가정의 화장실 설치비용을 지원하는데, 홍보가 부족해 이들 부모는 이런 정책을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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