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서 미-이란 배구 ‘빅매치’ 여성관중 허용 논란 가열”

정부 전향적 태도에 보수인사 “여성 입장하면 성매매 부추겨···선수단 친척·가족은 허용

[아시아엔=최정아 기자]19일 밤(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리는 이란과 미국의 배구 월드리그 남자부 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첫째, 두 나라가 외교적으로 적대적인 관계인 탓이며 둘째, 이란이 금지해 온 여성관중의 입장을 허용해야 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샤리아(이슬람율법)에 따라 남자 스포츠 경기에 여성의 관람을 허용하지 않고, 이를 어기면 형사 처벌한다. 단, 이란 내 외국인 여성은 따로 구분된 전용 구역에서 남성 경기를 볼 수 있다.

지난해 6월 남자 배구 경기를 관전하려 했다는 이유로 영국계 이란 여성 변호사이자 인권운동가 곤체 가바미가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가 11월 가까스로 보석으로 풀려났다.

해묵은 이란의 여성 관중 논란은 지난 10일 여성인 샤힌도크트 몰라바르디 이란 부통령이 “이번 미국과 배구경기에 여성 500명이 입장한다”고 밝히면서 다시 뜨거워졌다.

이 발언은 여성을 위한 변변한 오락거리가 없는 이란에서 배구가 워낙 인기가 있는 종목이어서 일부 허용하자는 여론이 높은데다 여성권익을 향상하려는 의지를 내비치기 위한 이란 정부의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일단 이번에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는 여성은 이란 국가대표단의 가족이나 친척으로 제한됐다.

이란 정부가 전향적인 변화를 보이자 강경 보수층은 즉시 반발했다. 보수 성향의 작가인 하메드 바스피는 “여성의 입장은 샤리아에 반한다는 건 모든 종교 기구가 이미 인정한 지침”이라며 “여성이 남성 경기를 관전하는 사진이 유포되면 성매매로 이어지고 도덕적 타락을 낳는다”고 주장했다.

공교롭게 이번 경기가 이슬람권의 단식 성월인 라마단 둘째날에 벌어지는 터라 보수 여론은 한층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이란 관계 당국은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여성 관중 입장과 관련해 아무런 결정도 되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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