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0명 인도 폭염 사망자 보상 놓고 정부-주민 갈등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연합뉴스] 인도 불볕더위 사망자가 2200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폭염 희생자에 대한 보상금을 놓고 정부와 주민 간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남부 안드라프라데시 주에서는 지난달 15∼30일 폭염 사망자로 신고된 1636명 가운데 주 정부가 폭염 때문에 사망했다고 인정한 경우는 3분의 1에 못 미치는 511명뿐이라고 일간 <인디언익스프레스>가 1일 보도했다.
주 정부는 찬들바부 나이두 주 총리가 폭염 사망자 유가족에게 보상금으로 10만루피(175만원)를 지급하겠다고 밝히면서 하루 평균 폭염 사망자 신고가 두배로 늘어났다며 이들 가운데 노환이나 다른 질병으로 숨진 경우도 많다고 보고 있다.
10만 루피는 지난해 국제통화기금이 발표한 인도의 연간 1인당 국민소득 1626달러(180만원)와 비슷한 액수로 인도 빈곤층에는 상당히 큰돈이다.
주 정부는 지난해에도 폭염 사망자에게 15만 루피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하자 800여명이 열사병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신고됐지만 조사 끝에 371명만이 폭염으로 숨진 것으로 최종 집계했다고 설명했다.
주 정부는 각 군(district)마다 의사와 경찰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설치해 신고된 사망자의 사인이 실제 더위 때문인지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사망자 대부분이 장례가 치러진 뒤 신고가 이뤄지는 상황이어서 부검 대신에 목격자와 가족의 진술에 의존해 조사를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 정부는 사망자가 70세 이상 고령일 때에는 노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폭염 사망자에서 아예 배제하고 있어 폭염 사망범위를 너무 좁게 보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유족에게 1만 루피를 지급하겠다고 밝힌 동부 오디샤 주에서도 115명의 폭염 사망자 가운데 21명만 열사병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인정됐다.
486명이 숨진 것으로 신고된 텔랑가나 주는 보상금 지급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