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난항…북한과 같은 점·다른 점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이란과 북한 간 교집합이 있다. 바로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지 않은 ‘핵보유 의심국’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두 국가 모두 미국 및 주변국과 핵협상을 했거나 진행중이다. 하지만 이란이나 북한 같은 약소국에겐 외교·안보적으로 큰 무기가 될 수 있는 핵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현재 미국 등 주요 6개국이 진행중인 ‘이란 핵협상’ 또한 난항을 겪고 있다. 이란과 6개국은 1일(현지시간) 주요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또다시 핵협상 시한을 하루 더 연장했다. BBC는 이란 핵협상에 대해 “이란은 과거 ‘핵무기’ 관련 기록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아왔다”고 보도했다. 그만큼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도 크다.
이는 북한도 마찬가지였다. 2007년 2·13합의(2005년 9·19 공동성명을 위한 1단계 조치)가 도출된 이후, 백학순?세종연구소 연구원은 <정세와 정책>(2007년 3월호)을 통해 “2·13합의 이전에도 그러했지만, 합의가 이뤄진 지금도 6자회담 참여국들은 ‘북한’이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까 우려한다”며 “2·13합의가 새로운 매커니즘을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의 핵무기를 결코 없애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과?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핵보유 의심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은 쉽게 해소될 수 없다.
이러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핵협상 필수조건들이 있다. 바로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과 ‘농축우라늄·플라토늄·원심분리기’ 문제다.
‘IAEA 핵사찰’은 핵개발에 대한 합의사항을 검증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하는 과정이다. 2007년 2·13합의 이후 북한 또한 IAEA의 방북을 허가했다. 2007년 3월 IAEA 사무총장이 방북했으며, 6월엔 실무단이 북한을 방문해 북핵 시설 폐쇄, 검증 문제 등을 협의했다.
현재 진행 중인 대 이란 핵협상의 경우, 미국은 이란이 우라늄 채광부터 농축, 사용후 핵연료 저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과 시설을 하나도 빠짐없이 IAEA가 매일 감시해야 한다는 ‘추가의정서’ 적용을 요구했다. 비밀장소에서 핵개발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의심 때문이다. 북한을 통해 비공개로 핵개발이 가능하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이란은 평화적·산업적 목적으로 핵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농축우라늄, 플루토늄, 원심분리기’는 핵협상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다. 핵무기를 제조하려면 농도 9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 혹은 플루토늄이 개당 250kg 정도 필요하다. 또한 이 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얻기 위해선 ‘원심분리기’가 필요하다.
CNN에 따르면 이란은 6개국과의 핵협상에서 원심분리기를 연구 목적으로 용도를 제한하는 대신 6천개 미만으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미국은 원심분리기 숫자를 4천개로 제한하려 했고, 이란은 평화적 이용을 위해 1만개는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지만 합의점을 찾았다.
이와 달리 북한의 경우, 과거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한 전적 때문에 원심분리기까지 폐기해야 한다”고 합의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핵실험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협상의 여지가 있었으나, 북한은 이미 군사적 용도로 핵개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완전한 비핵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