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콴유 국장 참석 둘러싸고 중국-대만 신경전···마잉주 조문에 시진핑 고민 깊어가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지난 23일 타계한 싱가포르 리콴유 전 총리를 조문하겠다는 각국 수장들의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대만 마잉주 총통의 방문결정에 대한 중국정부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29일 열리는 리 전 총리의 국장에 참석하기 위해 24일 출국한 대만 마잉주 총통에 대해 중국 정부는 싱가포르 측의 적절한 대응을 촉구했다. 마 총통이 출국한 당일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리 전 총리는 생전 ‘일국양제(하나의 중국)’정책을 견지했다”며 “우리는 싱가포르가 ‘일국양제’ 원칙에 따라 대만 문제를 신중하고 적절하게 처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마 총통은 2008년 당선 이후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를 ?방문하는 것을 최대한 피해왔다. 중국정부가 강조하는 ‘일국양제(한 국가)’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는 “마 총통의 이번 공식방문은 대만에겐 ‘외교적 쿠데타’나 다름없다”고 25일 보도했다.

대만과 같이 중국 푸젠성 출신이 대다수인 싱가포르는 대만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1975년 당시 대만?총통이 리 전 총리의 대만 군대훈련장 사용요청을 받아들인 이후 현재까지 대만에서 싱가포르 군대 훈련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2013년 11월 싱가포르와 대만은 3년여의 협상 끝에 경제동반자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뉴질랜드 이후 대만이 공식 외교관계가 없는 나라와 체결한 두 번째 자유무역협정(FTA) 성격의 경제협정이다.

리 전 총리는 중국과 대만 동시에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성공적인 외교정책을 펼친 것으로 평가받는다. 1993년, 중국과 대만은 1949년 이후 처음으로 싱가포르에서 회담을 가졌다.

한편, 중국 훙레이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지도자들이 리 전 총리의 장례식과 조문 활동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중국 시진핑 주석 또는 리커창 총리의 장례식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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