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으로 중국증시 ‘활성화’ 전망
17일 시행…위안화 국제화에도 한몫할 듯
[아시아엔]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제도인 ‘후강퉁’이 17일부터 정식으로 시행되기 시작했다. 이로써 중국 증시가 해외투자자들에게 한 단계 더 개방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홍콩을 통해 중국 상하이 A주(내국인 전용주식)를 거래할 수 있게 됨으로써 외국인 전용주식인 B주나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로 제한됐던 그동안의 ‘문턱’이 훨씬 낮아진 것이다.
중국은 1990년 12월 상하이 증권거래소 설립 이후 외국인에 대한 신중한 개방을 추진해 왔다. 2002년에는 QFII 제도를 도입해 일정한 자격을 갖춘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이 A주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됐다.
2006년에는 외국인 전략적 투자자에게 제한적으로 A주 취득이 허용되고, 2011년에는 외국인이 위안화로 직접 중국 주식과 채권을 투자할 수 있는 ‘위안화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RQFII) 제도가 도입됐다.
이와 함께 중국 본토 투자자들도 홍콩 증시 우량 상장 주식 대부분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번 홍콩 증시 투자 개방에는 기관투자자와 증권 계좌 잔액이 50만 위안(약 9천만 원)인 개인 투자자에만 거래 자격을 줬다.
해외 주식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중국 투자자들의 투자 위험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 당국은 이처럼 국내외 동시 개방 의미가 있는 후강퉁 제도가 원만하게 정착되면 선전 증시도 개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이번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홍콩을 거쳐 들어오라’는 우회적 방식을 선택했으나, 앞으로는 주요국 개별 증시와 직접적인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강퉁 시행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되면서 중국 증시 활성화는 물론 위안화 국제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후강퉁을 시행하면서 홍콩에서의 상하이 증시 투자 총액한도를 3천억 위안(약 54조 원), 하루 한도는 130억 위안(약 2조3천억 원)으로 각각 정했다.
이는 중국 본토에서의 홍콩 투자 총액한도 2500억 위안과 하루 한도 105억 위안에 비해 늘어난 규모다.
상하이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샤오강(肖鋼)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주석은 이날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열린 ‘후강퉁 개통식’에서 축사를 통해 “(후강퉁 시행은) 중대한 제도적 혁신”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자본시장의 개방을 통해 개혁을 촉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리샤오자(李小加) 홍콩증권거래소 행정총재도 “중국 금융시장의 중대 사건”이라며 “위안화가 처음으로 대규모 국제 투자화폐가 된다는 의미를 띤다”고 설명했다고 중국 언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