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본격개방되나
상하이-홍콩 ‘후강퉁’ 거래 17일 개시
중국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扈港通)이 오는 17일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 등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양측 당국은 이날 성명을 내고 후강퉁 제도의 시행일자를 이같이 발표했다.
앞서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은 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관계부처가 곧 후강퉁 시행일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강퉁은 애초 지난달 27일께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국 당국이 특별한 이유 없이 시행 발표를 미뤄 왔다.
후강퉁 거래가 시행되는 것은 중국증시의 본격적인 개방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1990년 12월 상하이증권거래소를 개장하면서 상장 주식을 내국인 전용인 A주와 외국인도 거래할 수 있는 B주로 나눠 외국인의 거래를 제한했으나, 후강퉁이 시행되면 중국 증시의 문턱이 더욱 낮아진다.
각각 상하이와 홍콩을 지칭하는 ‘후’와 ‘강’을 통하게 한다는 의미의 후강퉁은 상하이거래소 투자자들이 홍콩 주식(H주)에 투자할 수 있는 ‘강구퉁'(港股通)과 홍콩거래소 투자자들이 상하이 A주를 매매할 수 있는 ‘후구퉁'(扈股通)으로 구성된다.
이번 조치에 따라 17일 이후 홍콩거래소 투자자들은 상하이 A주 중 우량기업 568개 종목에, 상하이거래소 투자자들은 H주 중 250개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
후구퉁 투자 대상은 상하이 A주 전체 시가총액의 90%를 차지하고 있어 대부분이 외부에 개방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주로 상하이 A주 내 저평가된 종목이나 A주에만 상장된 우량종목, 고배당 종목 등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보고서에 따르면 상하이와 홍콩 증시 모두에 상장돼 거래되는 65개 종목 중 20개 종목의 주가가 지난 8월 말 달러화 환산 기준으로 25%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하이 증시에서 찾기 어려운 주요 통신기업이나 인터넷 기업, 소비 관련 기업도 추천 종목으로 꼽힌다.
그러나 그동안 중국인 전용 주식으로 분류됐던 A주 개별 종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투자 위험도 만만찮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상하이 A주 거래와 결제가 중국 위안화로 이뤄지므로 홍콩거래소의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위안화에 투자할 기회가 생기는 동시에 환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