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브리티시오픈 골프를 후원하는 이유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그룹 회장)은 산적한 노동이슈가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에 도달했다며 임금구조 개편을 포함한 대타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24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이 열리고 있는 제주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규제개혁 문제와 관련해 “일을 벌여야 고용도 생기고 창업도 된다”며 사전규제를 도려내고 사후규제 전환을 요구했다.

그는 “규제개혁도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시작했는데 비극적 사태를 맞아 몇 달 동안 속도가 늦춰진 게 사실”이라면서 “이제 2기 경제팀이 출발해 기대를 할 수 있는 시기다. 앞으로 2년, 우리 경제의 골든타임에 새 구조도 만들고 기업인이 심기일전해 경제기적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규제 문제를 너무 많이 얘기했지만 중요한 건 실천이라며 사후규제 쪽으로 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또 최근 논란이 되는 기업들의 사내유보금에 대해 “정부가 제시할 구체적 방법을 한 번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며 “유보금 과세는 수단인데 기본취지가 투자활성화에다 돈이 좀 돌게 해 가계에 돈이 미치도록 하는 거라면 공감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하지만 이제는 기업이 자신의 판단 하에서 (사내유보금을) 운영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것도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사내유보금) 숫자만 보고 무조건 남은 돈에 과세하겠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는 “부총리가 사내유보금 인센티브를 얘기했지만 어떻게 체리피킹(금융시장에서 좋은 주식만 고르는 행위)만 할 수 있겠느냐. 사내유보금이 과다하게 쌓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으니 가계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기로 한 한국GM의 최근 결정 등과 관련해 “하나하나 다 합하면 기업이 감내하기 힘들다. 노동이슈가 자꾸 쌓이면 기업이 생존할 수 없다는 게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통상임금 판결이 났고, 근로시간 단축 이슈도 있고, 또 정년연장 문제도 있다. 지금 정신이 없다”면서 “사업장별로 서로 대화하고 힘들게 합치점 찾으려 하는데 임금구조 개편을 포함해 대타협을 한 번 하든지 그런 움직임이 있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은 두산이 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디 오픈)를 후원하는 배경과 연료전지를 신성장동력으로 채택한 배경도 설명했다.

그는 “두산 직원 4만3천명 중 2만1천명이 글로벌 인력이고, 그것도 임원까지 골고루 분포돼 있다”며 “그런데도 시장에선 두산이라면 잘 모르니까 인지도를 제고하는 한편 내구재 구매를 정하는 의사 결정자들에게 어필하려 했다”고 말했다.

두산이 브리티시오픈 기간에 영국 현지에서 주최한 두산 글로벌 비즈니스 포럼에는 존 메이저 영국총리,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테슬라 CTO(최고기술경영자) 등이 비공개 패널 형태로 참여했다고 한다.

박 회장은 “연료전지 시장은 10년 후에 90조원에 달할 걸로 봤다”며 “시장에서 증명된 기술을 도약할 기반, 마케팅력, 자금력 등을 대기업이 댈 수 있다”고 전망했다.

30대 그룹 회장단을 소집해 투자활성화를 요청하는 상황이 해마다 반복되는 것에 대해 박 회장은 “투자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기회의 문제다. 기회가 있으면 (투자를) 하지 말라고 해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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