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임시사용 거부당해

서울시 결정…당분간 개장 어려워

서울시가 17일 롯데 측이 제출한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 신청에 대해 안전 등 보완대책을 요구하면서 사실상 승인을 거부해 제2롯데월드의 임시개장이 당분간 어렵게 됐다.

서울시는 지난달 9일 롯데로부터 임시사용 승인신청을 접수했지만 각종 안전사고, 석촌호수 수위 저하, 싱크홀 발생 등으로 시민 불안이 커진데다 시민자문단도 다수 미비사항을 지적하자 내부 검토 끝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부서들과 시민자문단은 공통으로 교통대책, 공사장 안전대책, 피난방재 대책이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시는 특히 임시개장 후 잠실역 주변 도로의 교통 혼잡을 안정시키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며 롯데 측에 교통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특히 탄천변 동쪽 도로와 잠실대교 남단 올림픽대로 접속도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그동안 증가한 교통량을 어떻게 분산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도 요구했다.

아울러 잠실역 주변 교통체계개선사업(TSM), 택시정류소와 관광버스 승하차 공간 확보 공사를 임시사용 승인 전까지 마칠 것과 공사차량 안전 확보 대책, 교통량 감축 방안 제출을 주문했다.

시는 또 저층부가 개장하더라도 초고층 타워동 공사가 계속되는 것을 고려해 공사장 안전 대책을 더 자세히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방방재 분야에서는 재난에 대비한 실제 훈련과 종합방재실 운영 능력을 강화하고, 화재·정전·붕괴·테러·지진·풍수해 등 재난 유형별 대응 매뉴얼을 보완하라고 요구했다.

23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시민자문단 역시 저층부 임시개장에 대해 “석촌호수 수위 저하 등 사회적 논란이 많고 임시개장 땐 하루 수십만 명이 이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시는 지하수 유출 문제에 대해선 “전문가 간에도 의견이 서로 달라 조사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하수 유출이 건물 안전성에 지장을 주는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시는 앞으로 제2롯데월드 임시개장에 따른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도 고려하되 시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놓고 롯데 측의 보완사항 이행 내용을 검토해 개장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자문단도 임시사용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할 때까지 운영된다.

진희선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보완 주체가 롯데이기 때문에 보완 기간은 따로 명시하지 않았지만, 롯데가 가능한 한 열심히 보완해 재신청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2016년 말 준공 예정인 제2롯데월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123층(555m)의 초고층 건축물로, 저층부 3개 동은 개장 시 하루 20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층부는 백화점동, 쇼핑몰동, 엔터테인먼트 동으로 구성되며 백화점동에는 에르메스와 샤넬 등 200여 개 브랜드, 쇼핑몰동에는 270여 개 브랜드, 엔터테인먼트동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멀티플렉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롯데 측은 당초 4월 임시개장을 목표로 하고 지난 3월에는 대규모 채용 박람회도 진행했으나 임시사용 승인이 나지 않으면서 개장이 늦춰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영업 개시일에 맞춰 종업원을 고용하고 내부 공사까지 마친 저층부 입주업체들은 롯데에 피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일부는 소송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입주업체를 대상으로 사정을 설명하며 양해를 구하고 대책을 협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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