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방한] 교황, 거룩한 평화 사명 띠고 중동 방문

성지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무슬림들은 그들에게 고통을 안겼던 십자군전쟁을 떠올린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중동을 방문함으로써 오랜 분쟁을 딛고 평화를 싹 틔우고자 했다.

팔레스타인 기독교도들은 교황이 이스라엘에 억압받는 그들을 구원해주길 희망한다. 최근 이스라엘 종교지도자들은 팔레스타인 가톨릭 신도들을 분리주의세력으로 간주해 탄압하고 있으며 유대극단주의자들의 증오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들은 동예루살렘의 한 교회에 히브리어로 “아랍과 기독교, 이스라엘을 증오하는 모든 이에게 죽음을”이라는 낙서를 새겼고, 교황 방문에 대해 항의시위를 벌였다. 교황이 중동의 갈등을 종식시킬 수 있을까?

방문일정 동안 교황은 바르톨로뮤 그리스정교회 총대주교와 만나 900년간 이어진 종파간 대립을 해소한 ‘가톨릭-그리스정교회 공동성명 50주년’을 기렸다. 유대교 최고지도자·이슬람최고지도자·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등 다양한 계층의 지도자들을 예방했다. 또한 교황은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박물관을 방문해 유대인 피해자들을 기렸고 이스라엘 시온주의 아버지라 불리는 헤르츨이 묻힌 언덕을 찾아 헌화했다. 통곡의 벽에선 중동의 평화를 바라며 기도했다. 교황은 한쪽 치우침 없이 인류의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일정 중 대중들과 만나는 자리가 포함됐었지만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 제한된 인원만이 교황을 만났고, 예수가 성장한 곳으로 알려진 나사렛 방문이 빠진 점은 아쉬웠다.

교황은 취임 후 첫 중동방문에서 기독교·이슬람교·유대교 근본주의를 비판했다. “근본주의자들은 신이라는 이름 아래 폭력을 자행하고 있다. 구시대적 발상이다. 기독교도 이같은 폭력을 행사했다는 점을 인정해야한다. 오늘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불행히도 교황의 방문 이후 광기는 더 격렬해졌다. 이스라엘에 있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트로이의 목마’처럼 방심할 수 없는 존재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인 납치사건에 연루됐으며 이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압박할 명분을 줬다. 교황은 중동에 평화를 전파하기 위해 방문했지만, 그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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