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은행 자산관리 분리, ‘부패온상’ 오명 벗나?

돈세탁 등 각종 비리로 얼룩졌던 바티칸은행(공식명칭 종교사업기구·IOR)이 자산관리 기능을 잃는 등 규모가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교황청은 바티칸은행 기능 축소 등의 내용이 담긴 구조개혁안을 9일(현지시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교황청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7일 보도했다.

구조개혁안에 따르면 그동안 바티칸은행과 연루된 각종 스캔들의 뿌리로 지목돼 온 자산관리 기능은 새로 설립되는 기구로 넘겨지고, 바티칸은행은 본래 역할인 대출, 선교자금 지원 등의 업무만 하게 된다.

또 이번 주 사임할 예정으로 알려진 에른스트 폰 프라이베르크 은행장 후임에 ‘인베스트코 유럽’ 최고경영자를 지낸 프랑스 사업가 장 바티스트 드 프랑쉬가 임명될 것으로 전해졌다.

1942년 설립된 바티칸은행은 바티칸과 교황청 재정을 담당해 왔으나 재산운용 내역이 베일에 싸여있기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돈세탁 등 각종 부패에 수시로 연루되면서 국제사회 지탄을 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3월 즉위한 뒤부터 바티칸은행을 개혁의 주요 대상으로 삼아 교황청 경제위원회를 통해 직접 혁신에 나섰다. 바티칸은행의 폐쇄 가능성까지 거론됐으나 지난 4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은행을 존속시키는 대신 구조조정을 하자는 제안을 승인했다. 교황은 지난달 이탈리아인 일색이던 바티칸 금융감독기구 금융정보국(FTA) 이사진을 이탈리아와 스위스, 미국 등 다양한 국가 출신으로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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