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마피아 본거지서 “마피아 파문됐다” 선언
은드란게타 단원에 파문 선언···마약거래 등으로 이탈리아 GDP 3.5%(76조원) 불법수입
프란치스코 교황이 국제적인 마피아 범죄조직 ‘은드란게타’의 본거지인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에서 마피아 단원들에 대한 파문을 선언했다.
<바티칸라디오> 등 이탈리아 매체들은 “하루 12시간 일정으로 칼라브리아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21일(현지시간) 수만명의 신도 앞에서 집전한 미사에서 ‘은드란게타는 악을 숭배하고 공동의 이익을 경시하고 있다’며 ‘마피아 단원들처럼 악의 길을 선택하고 신과 교감하지 않는 자들은 파문됐다’고 밝혔다”고 22일 보도했다.
이탈리아 대표 마피아인 은드란게타는 지난해 마약거래 등 불법사업으로 이탈리아 국내총생산(GDP)의 3.5%에 해당하는 약 530억 유로(약 76조원)를 벌었으며 지난 수년간 해외에도 진출했다.
언론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런 악은 단호하게 거부하고 반드시 싸워서 이겨야 한다’면서 ‘교회도 조직범죄단체와 싸우려는 노력에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언급은 1993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시칠리아 마피아 비난 이후 가장 높은 수위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파문’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티칸 치로 베네데티니 대변인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파문이란 단어를 사용했지만, 파문과 관련한 일반적인 공식절차에는 맞지 않는다”면서도 “교황 발언은 각종 범죄행동으로 신과 멀리하는 마피아 단원에게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교황은 칼라브리아 교도소를 방문해 200명의 재소자들과 만나 “우리를 알고, 사랑하며 죄를 사해주는 신을 영접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