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여성 30만명 인도 사창가서 ‘신음’…걸프국가로도 확산
네팔에선 요즘 여성들이 인신매매 당해 인도 사창가로 팔려가는 일이 가장 큰 사회적인 문제로 꼽히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인도 뭄바이의 사창가로 향했다면, 최근에는 인도는 물론 다른 나라로도 팔려가고 있다. 네팔의 한 지역신문은 몇달 전 “네팔여성들이 아프리카에서도 성매매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네팔여성 성매매에 관한 공식 기록은 없지만, 아누라다 코이랄라 ‘마이티네팔재단’ 이사장은 “피해여성이 3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한다. 마이티네팔재단은 1993년 설립돼 인신매매 피해여성을 구출하고 도와주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2010년 코이랄라 이사장을 ‘올해의 영웅’으로 선정했으며, 이듬해 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그에게 만해대상(평화부문)을 수여했다.
아누라다 코이랄라는 “최근 네팔 여러 지역에서 여성들이 좋은 직장에 취직될 것이란 꿈을 갖고 다양한 경로로 팔려가고 있는데, 결국 사창가에서 일하게 된다”고 전했다.
코이랄라는 “요즘 들어 성매매 시장과 사기방식이 다양해졌는데, 인도의 아삼, 메갈라야, 나갈랜드 등이 새로운 성매매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2월, 마이티재단은 아삼의 사창가에서 3명의 자녀를 둔 과부를 구해냈다.
인신매매로 팔려가는 여성들은 네팔과 인도 국경 주변 지역으로 가기도 한다. 마이티네팔의 비시워 카트카 활동가는 “심지어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도 사창가가 성행하면서 새로운 성매매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티네팔은 현재 네팔과 인도 국경 주변에 사무소 11곳을 두고 지난해 네팔에서 인신매매된 여성 2809명을 구출해 고향으로 돌려보냈다. 마이티네팔은 네팔 국내 카트만두와 이타하리에 두고 있는 ‘인신매매피해자회복센터’에서 105명의 피해자들을 돕고 있다. 성매매로 인해 HIV나 AIDS에 감염된 66명은 카트만두와 자파의 호스피스에서 지내고 있다.
HIV나 AIDS에 걸린 여성들은 사창가에서조차 쫓겨나곤 한다. 더 큰 문제는 걸프국가로 향하는 이민노동자들이 도중에 인신매매를 당하고 성매매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3년전에는, 걸프국가로 향하던 네팔의 젊은 여성이 성매매를 견디다 못해 자살하는 일이 벌어졌다.
올초 일자리를 주겠다고 속여 여성들을 걸프국가로 데리고 가던 중개인이 이들을 인신매매단에 넘긴 일도 벌어졌다.
코이랄라 이사장은 “중개인은 여권조차 준비 안된 여성들을 데리고 걸프국가로 향했다. 뉴델리에서는 여권도 없는 그들을 인신매매단에 팔아넘겼다”고 했다.
네팔정부는 여성들이 이민노동자로 걸프국가로 출국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수많은 네팔여성들은 인도를 통해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가는 것은 어찌할 수 없다고 한다. 매일 1600명 안팎의 네팔여성들이 성매매를 당한다고 마이티네팔은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네팔에서 성매매가 많이 벌어지는 것은 높은 문맹률과 가난 및 턱없이 부족한 일자리, 그리고 무엇보다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이 너무 미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번역 텐진국제학교 김민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