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여성 히잡 벗고 ‘해피’ 뮤비 출연···달라진 사회상 반영해

'해피'를 부른 가수 퍼렐 윌리엄스. 2002년 그룹 너드(Nerd)로 데뷔 이래 전세계인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란 남녀 6명이 미국 가수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 인기곡 ‘해피(Happy)’를 패러디한 뮤직 비디오에 출연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란 경찰은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이 공공순결을 해쳤다며 이에 출연한 젊은 남녀 각각 3명을 잡아들였고, 제작자 1명은 여전히 구금된 상태다.

'해피' 패러디 동영상의 한 장면

동영상에는 젊은 이란인 6명이 등장해 테헤란 거리와 건물 옥상 등에서 ‘해피’ 음악에 맞춰 웃으며 4분간 춤을 춘다. 이란 이슬람 율법에 따르면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 여성은 외출 시 이슬람 전통복장 히잡을 써야 하는데, 출연한 여자들은 히잡을 쓰지 않았다.

출연자들은 동영상이 인터넷에 오른 사실을 몰랐다며, 영화오디션인 줄 알고 촬영에 응했다고 말했다. 이란 경찰청장은 “출연자 신원을 확인해 체포하는 데 6시간도 걸리지 않았다”며 이슬람 사회 가치에 반항하는 사람을 엄히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온건 성향의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들이 체포된 다음날인 21일(현지시간) 저녁 트위터에 “행복(Happiness)은 우리 국민의 권리다. 우리는 기쁨에 겨운 행동에 너무 가혹하면 안된다”는 글을 올렸다. 또한 원작자 퍼렐 윌리엄스도 “행복을 전하려다 체포돼 슬프다”는 트윗을 남겼다.

한편 이란에선 ‘나의 은밀한 자유’ 라는 페이스북 페이지가 개설돼 여성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나의 은밀한 자유’는 이란 여성들이 히잡을 벗고 찍은 사진을 올리는 것에서 나아가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제약 등에 대해 토론하는 플랫폼으로 자리잡았고, 이는 이란의 달라진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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