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가보안법, 그리고 박근혜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따져묻고 하야하라는 요구도 많고, 박대통령을 옹호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필자는 헌법과 국가보안법을 바탕으로 현재 나돌고 있는 주장에 대해 의견을 보태려 한다. 필자 바람대로 현 대통령보다 능력과 책임감이 출중한 사람이 새 대통령으로 선출된다면, 국가의 주인인 국민의 자격으로 그에게 바라는 바를 얘기하고 싶다.
대한민국헌법 1조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하어 있다. 대한민국 주인은 국민이라는 뜻이고 대통령은 국민이 위임해준 권력을 행사하는 임시직 관리인이므로, 주인 중에서 일부는 불만족스럽다며 임시직 관리인을 해고하자고 주장할 수 있고, 주인 중에서 또다른 일부는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는 것 모두 주인된 자격으로 당연한 권리이다.
김용옥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구조적 죄악의 책임은 궁극적으로 모두 박근혜 본인에게 돌아간다. 세월호 참변의 전 과정을 직접적으로 총괄한 사람은 박근혜 한 사람일 수밖에 없다”며 박 대통령 사퇴를 주장했다. 이에 반대하는 분은 이런 반응을 했다 한다. “교통사고 났는데 대통령이 책임 다지면 보험회사는 뭐냐.”
김 교수가 사소한 교통사고가 날 때마다 대통령에게 책임지우자는 비상식적인 요구를 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세월호 참사나 지하철 사고와 같이 대형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만사를 제켜두고서라도 즉시 현장에 달려가 사고수습의 전문가들과 책임자들을 불러모아 즉각적인 조치를 독려하고 필요한 모든 수단을 대통령직권으로 제공해주었어야 했다. 그런데 국민의 생존을 확보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의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불성실하게 하여 다수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으니 명백한 직무유기를 하였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필자는 김 교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사견을 덧붙이고자 한다. 박대통령은 세월호 참사로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으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에 큰 상처를 남겼다. 국정원의 공문서 조작행위들과 해마다 추락하고 있는 언론자유지수들로 인한 국격실추의 책임이 있다. 전 국민들의 자부심에 상처를 주고 국격을 실추시킨 행위가 적(북한)을 이롭게 하였다면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것이다.
“악법도 법이다”라는 법치주의 사상에 투철한 사람들이 진정한 보수주의자다. 그런데 한국에는 가짜 보수주의자들이 설치며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부’로 떠받들고 있다. ‘국부’라 함은 아버지처럼 존경받는 국가지도자 또는 군주국가에서의 왕을 뜻하는데, 독재자이자 국법을 어긴 범죄자 이승만이 아버지처럼 존경을 받는 국가지도자란 말인가? 대한민국이 군주국가이고 그가 왕이라도 된다는 것인가? 나는 헌법을 유린한 이승만, 박정희 및 전두환을 추앙하는 사람들을 모두 가짜 보수주의자들이라고 부른다.
가짜 보수주의자들이 세뇌당한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가 있다. 아버지와 자식간의 관계가 영원히 불변하는 하늘이 맺어준 천륜이듯이 스승과 제자 및 왕과 백성의 관계도 천륜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 독재자 이승만을 군주처럼 추앙하여 ‘국부’라 떠받들고 있는 것이리라. 독재자 박정희를 ‘반신반인’으로 추앙하는 가까 보수주의자들도 있다. 대한민국 헌법은 독재를 허용하지 않는 ‘민주공화국’이므로, 민주의 이념을 거부하고 독재를 찬양하는 가짜 보수주의자들은 헌법을 부정하는 사람들이며, (헌법 1조 1항 :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반역자이므로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민주주의와 공화국 이념이라는 것을 제대로 교육받은 사람들은, 대통령과 국민의 관계가 천륜이 아니며, 언제 누구라도 국민 중에서 대통령으로 선택받아 바뀌는 일시적 관계임을 알고 있다. 그래서 민주공화국의 이념에 투철한 대통령은 최종 인사권자가 국민임을 명심해야 하며 국가의 주인인 국민을 두려워하고, 국민은 자신이 뽑은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과의 약속을 제대로 지키는지,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책임과 의무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항상 감시하고 견제해야 한다.
그래서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의 이념이 과연 민주공화제인지, 아니면 독재군주제인지 감시하고 검증해 볼 필요가 있겠다. 노무현정부 시절 고 김선일씨가 이라크에서 피살되었을 때 당시 박근혜 의원은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국가가 아니다. 우리 국민 한 사람을 못 지켜낸 노무현 대통령은 자격이 없으며 난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그 말이 당시의 국민을 속인 거짓이 아니라 진심이었다면, 외국도 아닌 국내에서 한 사람도 아닌 200명 이상의 국민을 못 지켜낸 박근혜 대통령은 스스로 자격이 있다고 믿는 것인지, 스스로를 용서할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만일 자신의 큰 잘못은 용서하지만 남의 조그만 잘못은 용서하지 못하는 소양을 가지고 있다면, 혹시 자신의 추종자들이 말하듯이 스스로 여왕이라고 믿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만일 그렇다면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인 민주공화국을 부정하여 탄핵 대상이 되고 국가보안법에 의한 처벌 대상이 될 것이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하는 국민들에 대해, 일부 박사모 회원들은 “우리 주군을 음해하는 세력과 전쟁하자”고? 주장했다 한다. 주군이란 군주국가에서 나라를 다스리는 우두머리라는 뜻으로 왕과 동의어다. 이 단체 회원들이 박근혜를 여왕으로 섬기고 있다면 이들 역시 국가의 정체성(헌법 1조 1항 :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며, ‘국가(공화국)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군주체제 활동)을 규제’하도록 한 국가보안법 1조를 적용하여 처벌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아직도 박 대통령이 철저한 민주공화제 이념을 간직하고 있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했던 말이 진실임을 믿고 싶다. 또 박 대통령이 염치를 알아서 스스로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고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어 자진 하야하겠다고 선언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고 믿고 싶다. 사고 수습을 한 후에 하야하겠다는 생각도 버렸으면 좋겠다. 이미 드러난 무능함과 무책임함으로 대체 무엇을 수습할 수 있다는 것인가? 하루라도 빨리 더 나은 후임자를 국민들에게 선택하게 하여 새로운 대통령이 나온다면 우선적으로 세 가지 요청을 드리고 싶다.
첫째, 자본/기업 프렌들리보다 인간/근로자 프렌들리가 우선시 되는 정책을 시행해 주길 요청한다. 두번 다시 용산참사나 세월호 참사 같은 비극이 발생해서는 안될 것이다.
둘째, 비전문가가 전문가를 지배하는 인사를 근절해 주길 요청한다. 낙하산 인사를 중지하면 정치가에게 줄서기하는 정치모리배들과 마피아 같은 재벌들과의 유착도 근절할 수 있을 것이다.
세째, 전문가(특히 이공계)를 적극 후원하고 우대하는 정책을 시행해 주길 요청한다. 비전문가와 전문가의 의견이 대립될 때 비전문가 상사가 흔히 하는 말이 있다. “내가 그 일 몇번 해봐서 아는데…”. 전문적으로 교육 및 훈련을 받아 해당 업무에 대한 자격증을 확보하고, 관련 업무를 수년간 해온 전문가들을, 높은 직책에 있는 무능한 비전문가들이 저질스러운 권위를 내세우면서 견제하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자격지심일 뿐이다.
정부 각 부처와 기업들이 장인정신과 자부심을 보유한 전문가를 대폭 우대 채용하여 책임있는 관리를 맡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게 된다면 대한민국은 나라 전체가 탄탄한 전문가들과 실력자들이 이끄는 젊고 활기찬 나라가 될 것이다.
Me and this article, sitting in a tree, L-GE–R-N-I-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