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N 8월호를 마감하느라 분주한 나날입니다. 올 여름 휴가계획은 세우셨는지요? 지금은 찾아볼 수 없지만, 30~40년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선 ‘무전여행(無錢旅行)’이 유행했지요. 방학을 이용하여 돈을 준비하지 않은 중고생이나 대학생들이 여행에 나서는 것이지요. 버스 운전기사는 “녀석, 기특하네” 하며 공짜로 태워주고, 인심 좋은 시골집에선 밥도 먹여주고, 잠도 재워주는 것이지요. 나그네나 주인이나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추억의 여행’이었습니다. 93세 연세에도 환자 진료를 보시는 정신치료학자 이동식 박사님은 이같은 현상을 두고 ‘공감문명’이라고 합니다. 서로가 공감하기에 무전여행이 가능했다는 말씀이지요. 저는 거기에다 한 가지 덧붙여 해석합니다. “젊은이들의 도전정신이 살아있었던 덕택”이지요. 이번 여름방학, 무전여행에 도전하는 학생들을 보고 싶습니다. 대학진학을 위해 스펙쌓기보다 무작정 집을 나서 산 넘고 물 건너, 이곳 저곳 국토의 구석구석 밟아보는 젊은이들을 떠올려 봅니다. 도전하는 삶,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남의 이목 따위를 초월하는 ‘자유인의 고독’이 유독 그리워지는 이 계절입니다. 2013년 7월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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