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 다가왔습니다. 우중충한 날씨 속에 비치는 햇살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습니다. 숲엔 녹음이 짙어가고, 올해 태어난 아기 새들은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제 나름대로 터득하고, 들판에 벼가 쑥쑥 키를 키웁니다. 오늘은 우리 사회 원로 몇분의 말씀을 소개할까 합니다. 육사교장을 지낸 민병돈 장군님은 팔순 앞둔 지금도 대학강단에 서고 있습니다. “혼이 없고 기교만 갖고 강의하는 것 같아 부끄럽기만 합니다.” 민 장군님은 10여년 전 뇌출혈 후유증을 앓고 있는 부인의 병구완을 위해 잔돈푼이라도 받으려고 하는 일이어서 더욱 부끄럽다고 합니다. 정작 부끄러운 것은 저인데 말입니다. 그는 군 시절, 그 누구의 청탁도 거절하고 최고위층의 지시라도 부당하면 이를 거절하여 ‘민따로’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분이지요. 아시아엔(The AsiaN)에 ‘박상설의 자연 속으로’를 연재중인 박상설 선생님은 올해 87세로, 1년의 1/3 가량은 들과 산으로 다니며 캠프생활을 합니다. 그 속에서 책을 벗삼아 자연과 호흡을 합니다. 러시아의 Dacha, 독일의 Klein Garten, 일본의 ‘야치오쵸’처럼 우리의 레저문화를 개선하는 게 꿈입니다. 박 선생님은 “1000만원 이상 되는 텐트 속에서 고기 굽고, 화투나 치는 대신 책 읽고 사색하는 캠핑문화를 앞당기는 게 구순을 앞둔 노인의 마지막 소원”이라고 합니다. 6월27일엔 한-중 정상회담이 베이징에서 열립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만남에 세계인이 주목할 것입니다. <매거진N>에 중국 현대사 칼럼을 연재하실 이중 전 숭실대 총장님은 일찍이 2002년 김영사에서 낸 <모택동과 중국을 이야기하다>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택동은 산이요, 주은래는 물이며. 등소평은 길이다. 이들이 중국현대사를 이끌었다.” 이런 탁견을 어디서 또 들을 수 있을는지요? 원로들의 지혜가 무더위를 앞둔 우리들에게 한줄기 소낙비 같습니다. 이란엔 온건 실용주의 성향의 하산 로하니가 새 대통령에 선출돼 개방과 민주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재임기간 그가 국내외에서 높은 지지를 받으며 페르시아왕국의 융성했던 문화를 되살리길 바랍니다. 아시아기자협회 추천으로 2009년 여름 만해평화상 수상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시린 에바디(2003년 노벨평화상 수상) 변호사는 4년 이상 해외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란의 새 정부가 그의 귀국을 허가하여 통합과 화해의 큰 정치가 이뤄질지 세계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 이 땅에 첫발을 디디는 매거진N 창간사를 끝으로 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새로운 언론, 매거진N 창간을 존경하는 독자님께 삼가 고합니다.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라고들 하는데, 어디 아시아 관련 소식을 제대로 알려주는 매체는 없나? 정말 아시아 시대가 오긴 온 것인가? 아시아 시대가 오면 뭐가 좀 달라지나?” 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2004년 태동해 2011년 온라인 <아시아엔>을 창간한 아시아기자협회가 오늘 오프라인 월간 <매거진N>을 내는 까닭입니다. 독자들께 정확하고 바른 뉴스를 객관적이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전해드리는 게 <매거진N>의 지향할 바 본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시아의 변화를 이끌며 시민들에겐 용기와 꿈을, 각 분야 리더들에겐 깊은 통찰력과 영감을 드리는 것이 <매거진N>의 미션입니다. 존경하는 독자님! <매거진N>은 매달 창간호를 낸다는 다짐으로 매호 정성을 다해 만들겠습니다. 표지부터 마지막 장까지 독자와 취재원 입장에서 단어 하나, 표현 한마디 살피고 또 다듬겠습니다, 광고주와 후원자를 <매거진N>의 한가족으로 여기며 그 고마움을 결코 잊지 않고 보탬이 될 일을 함께 찾아가겠습니다. 소통의 지름길은 ‘이것저것 알아보고’, ‘골똘히 생각하며’,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매거진N>은 믿습니다. <매거진N>은 “잘 하고 있다”고 자랑하는 대신 “부족한 우리가 좀더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하고 고민하고 또 정진하겠습니다. <매거진N>이 매호 낼 때마다 독자님께 드릴 말씀은 이것입니다. “독자님, 이번 호 역시 창간호라는 마음으로 발행하였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2013년 6월1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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