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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시]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나를 기다리고 있는 뜨거운 밑불위에 지금은 인정머리없는 차가운, 갈라진 내 몸을 얹고 아랫쪽부터 불이 건너와 옮겨 붙기를 나도 느껴보고 싶은 것이다 나도 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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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시아

    [오늘의 시] ‘길을 보면’ 박노해

    길을 보면 눈물이 난다 누군가 처음 걸었던 길 없는 길 여러 사람이 걷고 걸어 길이 된 길 그 길 하나를 만들기 위해 앞서 걷다 쓰러져간 사람들 자신의 흰 뼈를 이정표로 세워두고 바람처럼 구름처럼 떠나간 사람들 길을 걸으면 그 발자국 소리가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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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오늘의 시] ‘소한'(小寒) 홍사성

    얼음이 얼었다 얼굴이 얼은 듯 얼얼하다 누가 이 추위를 막아낼 수 있겠는가 청솔무도 눈감고 기다릴 뿐 속수무책 혹한 앞에서는 멋진 말 그거 진짜 가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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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오늘의 시] ‘낙조에 홀로’ 박상설

    아스라이 펼쳐진 겨울바다 찬 공기 눈꺼풀 스쳐 매섭게 콧등을 친다 한낮 잠시나마 짧은 겨울 햇살 따사롭게 쏘옥 몸을 감추게 한다 지나가는 세월 바라보며 쑥스럽게 미소짓는 할비는 살아있다는 사실 하나로 깊은 한숨 알 수 없는 신호를 보낸다 해풍 일렁이는 노인의 그림자 홀로 낙조에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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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땅끝마을에서’ 홍사성 “아무리 나쁜 일도 언젠가는”

    아무리 좋은 일도 언젠가는 끝이 있다 아무리 나쁜 일도 언젠가는 끝이 있다 그리고 모든 시작은 그 끝에서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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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오늘의 시] ‘유언장’ 박노해

    매일 아침 일어나서 내가 하는 일은 이것이다 이부자리를 정돈하는 일 이것이 나의 유언장이기에 나는 단 하루를 사는 존재이고 오늘 죽을 각오로 살아가기에 매일 아침 선물 받은 하루치의 생을 오늘 남김없이 다 살라야 하기에 내가 가진 가장 소중하고 강력한 힘인 이 사랑, 이 목숨을 오늘 다 바치고 떠나갈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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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시] ‘실업’? 여림 “희망을 알려 주시면 어디로든 곧장 달려가겠습니다”

    즐거운 나날이었다 가끔 공원에서 비둘기 떼와 낮술을 마시기도 하고 정오 무렵 비둘기 떼가 역으로 교회로 가방을 챙겨 떠나고 나면 나는 오후 내내 순환선 열차에 고개를 꾸벅이며 제자리 걸음을 했다 가고 싶은 곳들이 많았다 산으로도 가고 강으로도 가고 아버지 산소 앞에서 한나절을 보내기도 했다 저녁이면 친구들을 만나 여느 날의 퇴근길처럼 포장마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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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시] ‘겨울 사랑’ 박노해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나 언 눈 뜨고 그대를 기다릴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언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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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시] ‘송년에 즈음하면’ 유안진 “인생! 한마디로 느낌표일 뿐”

    송년에 즈음하면 도리 없이 인생이 느껴질 뿐입니다 지나온 일년이 한 생애나 같아지고 울고 웃던 모두가 인생! 한마디로 느낌표일 뿐입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자꾸 작아질 뿐입니다 눈감기고 귀 닫히고 오그라들고 쪼그라들어 모퉁이 길 막돌맹이보다 초라한 본래의 내가 되고 맙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신이 느껴집니다 가장 초라해서 가장 고독한 가슴에는 마지막 낙조같이 출렁이는 감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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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결로 깁다’···태평무이수자 윤덕경 55년 전통춤 무대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요즘 날씨처럼 초겨울 추위가 닥쳐온 11월 27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민속극장 ‘풍류’에 마스크를 쓴 관객 100명 남짓이 자리했다. 서원대 명예교수인 윤덕경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이수자를 주축으로 그의 제자 등이 선보이는 전통춤 사위를 만끽하기 위해서였다. ‘숨결로 춤을 깁다-기쁨도 슬픔도 넘치지 않고’란 공연의 지향(指向)처럼, 무대는 윤덕경의 55년 전통춤 세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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