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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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대한’ 홍사성
생살 에듯 찬바람 날카로운 겨울밤 마당 한켠 고욤나무에 날아오던 작은 새들 어디에 오그려 앉아 이 추위 견디고 있을까 보일러 온도 높이고 이불속으로 들어가다 다시 일어나 어두운 창밖 내다본다 문득 멀리 나가사는 아이들 생각나 문자 한줄 써 보내고 늦은 잠 청하는 한밤중 눈발 부딪치는 소리 여전히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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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눈보라 치는 겨울 숲에서’ 박노해
눈보라 치는 겨울 숲에서 나는 울었다 내가 이룬 것들은 눈처럼 흩날리고 내가 이룰 것들은 앞이 보이지 않고 눈보라 치는 겨울 숲에서 벌거벗은 나무처럼 나는 울었다 가릴 것도 기댈 것도 없는 가난한 처음 자리에 내가 가진 하나의 희망은 벌거벗은 힘으로 살아있는 거라고 겨울나무의 뿌리처럼 눈에 띄지 않아도 어둠 속에서 내가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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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평범하게’ 김영관
평범하게 남들 만큼만 사는 게 그게 내게 제일 큰꿈이 돼버렸다 남들처럼 걷고 남들처럼 말하고 남들처럼 행동하고 남들처럼 남들처럼 남들처럼 그게 그렇게 어렵더라 그게 그렇게 힘들더라 그게 그렇게 날 슬프게 하더라 평범하게 그 어려운 걸 오늘도 쫓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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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새해에는 단 하나만을’ 박노해
새해에는 단 하나만을 바라기를 단 하나의 새로운 만남을 단 하나의 새로운 독서를 단 하나의 새로운 물건을 단 하나의 새로운 장소를 단 하나의 새로운 감동을 마주하고 경험하고 되어가기를 그 인연으로 하여 나에게는 단 하나의 결정적 단념을 단 하나의 결정적 극복을 단 하나의 결정적 변경을 결단하고 성찰하고 나아가기를 새로운 인연과 새로운 경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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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사과 한톨에 우주가 들어있다’ 이선옥
사과 한 톨을 두 쪽으로 쪼개본다 그 속에 까만 씨앗들이 들어있다 씨앗 속을 쪼개본다 씨앗 속 씨앗 속에 씨알이 들어있다 사과 한 톨에 내가 들어있다 사과 한 톨에 우주가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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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는 왔는가?”···이동순 ‘새롭지 않은 새해의 시’
새해가 왔는가 미처 맞이할 겨를도 없이 불쑥 들이닥친 손님처럼 새해는 와 버렸는가 어제 방구석에 쌓인 먼지도 그대로 내 서가의 해방기념시집의 찢어진 표지 그 위를 번져가는 곰팡이도 아직 못 쓸어내었는데 새해는 불현듯 와 버렸는가 파헤쳐 놓은 수도공사도 끝내지 못했는데 태어나리라던 아기예수도 아직 태어나지 않았는데 여지껏 나무에 대룽대룽 매달려 애잔한 잎들은 팔랑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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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새날이 와요’ 박노해
태양은 둥글고 지구는 둥글어요 계절은 둥글고 인생은 둥글어요 산 것은 죽은 것에서 나오고 죽음은 산 것에서 나오죠 살아있는 모든 것은 동그란 길로 돌아 나와요 편리하고 좋은 것이 있으면 나빠지고 퇴화되는 게 있어요 새로 얻어지는 것이 있으면 잃어버리는 귀한 것이 있어요 급하게 성장하고 진보하면 부실하고 파괴되는 게 있어요 잊지 마요 하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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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서어나무’ 최도선
가지와 잎들이 서쪽을 향하고 있다 서쪽에 별이 뜨는 순간을 서어나무는 삶의 동력이라 부른다 음지에서도 별이 되려는 뿌리를 가진 나무 음수陰樹라는 이름 하나 더 가지고 있다 같은 장소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루어지는 일은 끝까지 살아남는 일 아픔은 어느 때나 온다 누구도 모르게 삶의 근육을 키우는 일 밖에는 어떤 예감도 받아들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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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우리, 어느 생에라도’ 최명숙
해그림자 드리워 강물 빛이 더 고운 바람 부는 가을 오후 옷깃 여미는 강가에서 만난 사람 하얀 고독을 지닌 영혼 저 강물이 흘러가도 이제는 떠나지 마라 우리, 어느 생에라도 만날 수 있게 들꽃이 피어도 그대 다시 오지 않을 지난 계절의 그 노래 부를 수 없는 이름 위에 깊은 노을 가득 차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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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하필 지금’ 로마황제 4인에 주목하는 까닭···”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
[아시아엔=김칠성 백영고 교사, 교육학박사(역사학)] 독일의 역사학자 랑케는 서양문명사에 로마가 남긴 독특한 역할을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모든 고대사는 호수로 흘러 들어가는 강물처럼 로마의 역사 속으로 흘러 들어갔으며, 모든 근대의 역사는 로마의 역사로부터 다시 흘러나왔다.” 다시 말해 로마는 고대 지중해 세계의 문화를 종합하고 중세 이후의 새로운 유럽은 이런 로마의 역사로부터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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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명상]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도, 인정받으려는 마음도 내려놓으십시오”
[아시아엔=정명호 본명상 원장] 1.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내려놓으세요. 2. 남에게 인정받고 사랑 받으려고 애쓰는 마음을 내려놓습니다. 3.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세요. 나는 지금 이 대로 완전하고 빛나는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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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빛의 통로를 따라서’ 박노해
우리가 먼 곳으로, 더 먼 곳으로 떠나려 하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함이다 오늘 현란한 세계 속에서 길이 보이지 않을 때는 더 깊은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갈 일이다 어둠 속에서 빛을 찾는 그 눈동자가 길이 되리니 내가 삼켜낸 어둠이 빛의 통로를 열어 줄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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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별을 바라보며’ 효림
한 일억 광년 정도 멀리 서서 아예 저 광활한 우주 끝을 지나 그 너머에서 여기 우리가 날마다 지지고 볶으며 살고 있는 이 지구를 반짝이는 작은 별로 바라보고 싶다 민들레가 피고 들국화가 피고 그리고 누군가는 사랑을 하고 또 누군가는 아픈 가슴으로 이별을 하고 전쟁을 하고 사람이 죽고 사연들이 그냥 반짝이는 빛으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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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내가 좋아하는 것들’ 박노해
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 나는 말하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깊은 침묵을 좋아한다 나는 빛나는 승리를 좋아한다 그래서 의미 있는 실패를 좋아한다 나는 새로운 유행을 좋아한다 그래서 고전과 빈티지를 좋아한다 나는 도시의 세련미를 좋아한다 그래서 광야와 사막을 좋아한다 나는 소소한 일상을 좋아한다 그래서 거대한 악과 싸워간다 나는 밝은 햇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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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그 사람’ 김영관
그리운 사람이 있습니다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손잡고 걷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웃는 모습 화난 모습 슬퍼하는 모습 모든 모습 하나하나 한없이 사랑스럽던 사람이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 사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지금이 더 보고싶고 같이 있구 싶은 그 사람이 지금 내 마음속에 있습니다 마음으로만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마음으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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