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오늘의 시] ‘그래도 이렇게’ 박노해

    붉게 물든 낙엽을 밟으며 내일이면 흰 서리를 밟을 것을 생각하지만 그 뒤에 눈길이 올 것을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미소 지으며 걷는 것은 지금 나에게는 대지를 걷는 두 발이 있고 불볕의 길과 비바람 속을 걸어온 날들이 있고 서리건 얼음이건 함께 걸어갈 그대가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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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11월 마음의 기척’ 박노해

    흙 마당 잡초를 뽑듯 말을 솎는다 가을 마당 낙엽을 쓸듯 상념을 쓴다 마당가 꽃을 가꾸듯 고독을 가꾼다 흰 서리 아침 마당에 시린 국화 향기 첫눈이 오려나 그대가 오려나 11월 마음의 기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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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이오 동갑나기’ 정호승이 이동순에게 “평화가 형과 함께”

    [아시아엔=이동순 시인, 영남대 명예교수] 시인 정호승(1950~ )은 경남 하동 출생으로 대구에서 성장했다. 원래 가문의 터전이나 근거지는 대구이지만 부친의 직장을 따라 다니다가 경남 하동에서 다만 출생했을 뿐이다. 대구 계성중, 대륜고, 경희대를 다녔다. 1973년 대한일보신춘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1972년엔 한국일보 동시도 당선된 바 있어 시와 동시 두 분야에 관심이 깊다. 같은 197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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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최무룡’ 구광렬 “마지막 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어머닌, 사진만 보고 결혼하셨다 시집이라고 와보니 솥엔 구멍이 나 있고 양은 주걱은 닳아 자루까지 닿았으며 숟가락은 없고, 나뭇가지를 분질러 만든 짝 모를 젓가락들만 내동댕이쳐져 있었다 장사 밑천을 꿔보려 친정을 찾았다 출가외인이라는 말 한 마디에 돌아오는 그림자에 숭숭 바람이 빠졌으나 그즈음 아버진, 쌈짓돈까지 투전판에서 날리고 있었다 똥장군도 지시고 식모살이도 하시고 팔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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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붕어빵 할아버지’ 홍사성

    붕어빵 굽던 할아버지 리어카에 광고를 써붙였다 농기구 사고로 입원 중입니다 곧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할머니는 얼마나 근심할까 다시 나올 수는 있을까 내일부터는 추워진다는데 이저런 근심 깊은 늦가을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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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청눌淸訥-법조인·교육자 정성진’ 장재선

    맑게 더듬거리는 시냇물을 아꼈고 그 물을 보듬어 안는 바다를 좋아했다 멀리서도 보이는 산을 우러르며 낮은 길에서 오래 머물렀다 법 마을에서는 한 쪽으로 기울지 않고 사람 사이 수평을 찾고자 했으며 학교 동네에서는 뒤에 오는 이들 손에 쥐어 줄 따스한 뭔가가 있었으면 했다 길에서 물러나 스스로를 지킬 때 아무 것도 원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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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아니스트 정현식의 ‘재즈 트리오 콘서트’···13일 신사동 ‘스페이스바움’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누구나 음악에 접하기 좋은 환경 속에서 힙합, 트로트, 국악, 락까지 다양한 장르가 사랑받고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 대중적인 사랑을 받지 못하는 장르가 있다. 재즈다. 너무도 멋진 장르인데 사람들은 재즈를 가까이 하지 않는 걸까? ‘코드 안에서 자유로운 영혼이 날아다니는’ 재즈는 연주하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의 연주를 보여준다. 그래서 연주자 실력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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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혜화역 4번 출구’

    도시 속 시린 겨울 턱 쳐들고 돌아친다. 똥 마려운 수캐마냥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세 치 혀 에둘러 잡아 빼가며 산 번지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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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명숙의 시와 사진] 무채색 간이역 11월

    [아시아엔=글·사진 최명숙 시인, 시집 <인연밖에서 보다> 등, ‘보리수 아래’ 대표] 11월은 무채색의 간이역이다. 단풍나무숲에서 단심의 이름 하나 새겨놓고 자작나무길을 지나서 왔거나 물그림자 깊어진 강을 건너왔거나 산길 어느 길을 돌고 돌아 왔거나 한해 거름녘에서 그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시간의 기적소리는 가을의 협곡을 지나는 철새처럼 울고 늙은 역장의 수신호처럼 낙엽이 진다. 저기 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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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양들의 사령관’ 박노해

    에티오피아의 9살 소녀 수잔나는 맨발에 둘라 하나로 고원을 지휘하는 듯 포스 넘치는 양들의 사령관이다 수잔나, 네 양들이 몇 마리니? 글쎄요. 아마 50마리쯤… 학교를 다니지 못해 수잔나는 자기 양들의 숫자도 모르나 보다 했더니 근데 이 양은 지금 발목이 다쳐 아프구요 이 양은 새끼를 배어 있는 중이구요 이 양은 하루에 두 양푼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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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의료 잘 배워하면 기쁨 두배”···라파엘나눔 시니어아카데미

    [아시아엔=이주형 기자] (재)라파엘나눔(이사장 김전) 주최 ‘시니어 아카데미 해외의료’ 온라인 4주차 강의가 8일(월) 오후 5시30분 진행된다. 이날 강의는 곽재복 라파엘나눔 이사의 ‘시니어 의료인을 위한 재테크’, 김소윤 연세대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김소윤 교수의 ‘임상의사가 알아야할 국제보건의료’, 강미주 국립암센터 외과 간담도췌장암센터 전문의의 ‘코이카 글로벌협력의료진 활동 경험’ 등이 이어진다.   누구나 수강이 가능하며 강의를 들으려면 라파엘 아카데미(www.raphaelacademy.or.kr)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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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식투자 절대원칙’···존리·이채원·김동환·유일한 ‘추천’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 김동환 삼프로TV 대표, 유일한 MTN 생방송제작부장···.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통하는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이들은 최근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가 낸 <주식투자 절대 원칙>에 추천사를 썼다. 먼저 메리츠자산운용 존 리 대표의 추천사다. “주식농부 박영옥 대표가 책을 출판한다며 원고를 보내주었을 때, 무척이나 반가웠다. 박 대표의 투자 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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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처음’ 김영관 “세상에 나와 우렁차게 우는 것”

    세상에 태어나는 것 세상에 빛을 보는 것 세상에 나와 숨 쉬는 것 세상에 나와 우렁차게 우는 것 말을 배우고 글을 배우고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다른 사람과 만나는 법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법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 공부하는 법 공부하며 내 미래를 설계하는 법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준비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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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산책] 김창수 시인의 교단 40년 자기비평 ‘선생님, 당신은 어디에 계십니까?’

    [아시아엔=김세라 ‘내일을여는책’ 기획실장] “선생으로 살면서 선생을 찾아온 세월.” 최근 <선생님, 당신은 어디에 계십니까?>를 낸 저자 김창수 시인은 학창 시절 한번도 선생을 꿈꿔본 적 없다고 한다. 저자는 ‘어쩌다 보니’ 보육원 야학 선생이 되어 이후 40년을 선생으로 살아왔다고 했다. 그의 말마따나 ‘고달프지만 황홀하고도 신나고 행복한’ 그 여정은 참선생을 찾아가는 순탄치 않은 길이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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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시] 입동立冬 홍성란

    눈이 와도 가려 줄 너랑 쪼그려 앉을까 덤불 찔레 마른 덩굴 휘 늘인 저 지붕 아래 포장집 불빛 같은 열매 오목눈이 보고 간다 *시인의 전자편지 절기를 앞두고는 늘 아시아엔이 생각납니다. 그래서 또 절기에 관한 시에 관심을 가지게 되기도 했답니다. 경칩에 관한 시를 최근에 완성했습니다. 내년 2월 발간 예정인 시집 <매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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