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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그때 그 시절 대구 문인들 ‘숨터’, 대감집·왕대포집·고구마집·학사주점·옥이네·혹톨·가보세···.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까지 대구에서 시를 습작하고 만나던 벗들은 거의 등단의 과정을 거쳤다. 약간의 시차로 앞서거니 뒤지거니 그런 간격만 있었을 뿐이다. 그들이 어울려 “자유시” 동인을 만들었다. 늘 만나면 교동시장의 파전집이나 향촌동 골목의 막걸리집을 가곤 했다. 교동시장은 6.25전쟁 시절, 미군부대 물품들이 쏟아져 들어오던 곳이라 양키시장이라 불렀다. 그곳 막걸리집의 파전, 배추전은 구수했다. 어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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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30년전 해군 복무 제자의 편지 보니···”손상현군, 왈칵 그립구나”
모든 편지는 정겹고 아름답다. 하고 싶은 말이나 안부, 소식, 문안 등 이런 다채로운 것을 전하는 멋진 도구였다. 전체를 한 덩어리로 보면 서두, 본문, 결말 등 크게 3단계로 나누어진다. 여기에도 제각기 개성에 따른 의례가 배치되는데 호칭, 계절인사, 문안, 자기 안부 등이 서두에 들어가는 내용이다. 본문에서는 여러 가지 사연과 특별히 전하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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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시대 걱정과 비판 담긴 김성동의 ‘의고체’ 문장
문장을 쓸 때 일부러 예스런 문체와 분위기를 이끌어오는 방법을 의고체(擬古體, pseudo classic)라고 한다. 우리 현대문학사에서는 일찍이 1930년대 이병기, 정지용, 이태준 등이 그런 고전적 스타일을 중시하였다. 공교롭게도 그들은 모두 문학지 <문장(文章)>에서 추천 심사위원으로 활동했으니 이는 <문장>지 발간취지와도 관련되었을 터이다. 조선시대 양반 선비 지식인들이 주고받던 편짓글 문투를 그대로 재현함으로써 거기에 서린 격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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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38년 전에 보내온 시인 친구 이시영의 편지
내 편지 스크랩 북에서 한 개인의 편지로 가장 많은 분량은 단연 이시영(李時英, 1949) 시인의 것이다. 그가 예전 창비 편집장, 주간 시절에 원고청탁, 교정, 기타 문단 행사 관련으로 자주 소식을 전해왔다. 그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필체와 항시 깍듯하게 갖춘 말씨, 따뜻한 온기가 풍겨나는 문장 등등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것과는 또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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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이런 후배 있어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 손병희 이육사문학관 관장
무릇 선배와 후배는 무엇인가? 삶의 도정이나 학교동문 모임, 혹은 여러 조직체에서 일상적으로 흔히 쓰는 말이다. 그냥 나이의 많고 적음에 따라 선배와 후배를 단순히 나누기도 하지만 여기에는 존경심, 사랑, 각별한 우의가 조건이 된다. 말하자면 지위, 나이, 덕행, 경험 등에서 자기보다 한층 앞서거나 높은 사람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선배란 호칭을 듣는 그 호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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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충북대 재직 시절과 곽충구 교수의 추억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 직장이나 모임 등 어떤 조직생활을 하게 마련이다. 적게는 몇 명, 많게는 수십 명 군집 속에서 지내노라면 별별 유형을 두루 만나게 되어있다. 기질과 심성이 비슷해서 곧바로 소통이 되는 유형, 동일계열이 아니어서 사사건건 부딪치는 유형, 그저 그렇고 그런 무덤덤한 유형 등 크게 세 부류로 나누어지는데 대개 짧은 시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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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옛 제자 권은정의 눈부신 활동에 크나큰 박수와 성원을
흘러간 20대 후반, 일찍이 전문대학 교수가 되어서 맞이한 새로운 계절은 한없이 싱그러웠다. 출근해서 만나는 제자들은 나이 차이도 그렇게 나지 않는 처녀들이었고 그들은 새로 부임한 미혼의 총각교수를 스스럼없이 응대하며 장난스럽게 다루기도 했다. 정식 직함은 안동간호전문대학 전임강사, 내가 여기서 맡은 과목은 교양국어, 교양한문, 한국사 등이었고 가정학 강사가 출산 때문에 쉬게 되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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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그립고 궁금하고 미안한 제자 최순옥
대학에서 제자를 길러내는 일을 평생토록 하다가 마무리할 때가 되어 떠났다. 내 나이 스물여덟에 교수가 되어 강단에 서서 얄팍한 지식을 전달하고 지식 외의 인간적 감화를 위해 애쓰기도 하고 선생이라는 본연의 직분을 성찰하며 그렇게 오로지 한길로 평생을 살아왔다. 남을 가르치고 일깨운다는 선생의 일이 참으로 엄숙하고 막중한 사명임에 틀림 없건만 그에 부합되는 삶을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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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황성옛터’ 작사자 왕평 이응호 무덤을 돌아보고
1940년에 세상을 떠난 대중연예인 왕평의 무덤을 보십니다. 경북 청송군 파천면 송강리 수정사 입구 맞은편 산기슭에 왕평 이응호의 고적한 묘소가 있습니다. 일제하 민족가요 ‘황성옛터’의 작사자, 만담가, 영화 및 연극배우, 악극단 운영자 등 화려한 활동을 펼치던 중 33세로 강계 무대공연에서 사망했습니다. 직계 후손이 없으므로 무덤은 80년이 넘도록 봉분조차 없이 쓸쓸히 방치되어 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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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
‘영혼의 노래’ 남긴 ‘불멸의 고려인’ 빅토르 최
모스크바를 떠나는 날, 한국외국어대 김현택 교수의 안내를 받아서 김사인 번역원장과 길을 나섭니다. 김 교수는 가히 최고의 러시아통입니다. 모스크바는 간밤에 내린 눈이 쌓여 다소 미끄럽고 조심스럽습니다. 겨우내 눈이 많이 내립니다. 기온은 몹시 손이 아릴 정도로 쌀쌀합니다. 일단 명물 지하철을 타고 아르바트 거리를 향해 찾아갑니다. 모스크바에는 오래된 건물과 유명 문화예술인들이 태어났거나 거주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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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동아일보> 해직·<한겨레> 창간 ‘두 이종욱 기자’와의 인연
이종욱(李宗郁, 1945~ ) 시인을 아시는가? 대개는 그 이름이 생소할 것이다. 동아일보에 입사해서 기자를 오래 했고 <반시> 동인으로도 활동했으며 창비시선으로 “꽃샘추위”란 시집도 발간한 적이 있다. 경북 예천 출생으로 고려대 영문과를 나왔고 동아일보에서는 주로 <신동아> 파트에서 일했다. 1975년 동아일보의 반민주적 작태에 저항하다 여러 기자들과 함께 강제 해직된 후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즉 ‘동아투위’에서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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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설날 몽골청년과 문정희 시인의 “축복 가득하소서”
설 연휴 사흘째.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고 부모님이 계신 곳으로 떠나간다. 이날은 가을의 팔월보름 한가위와 더불어 가족과 함께 보내는 아름다운 날이다. 명절이라는 말에 스며들어 있는 고유의 본뜻은 공동성, 일체성, 연합성, 조화성 따위를 두루 끌어안고 있는 것이다. 설이 가까워지면 마음은 점차 설렌다. 오래 못 만난 가족, 친척을 만나고 평소 나누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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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이동순 시인의 자책과 감사···”아들아, 고맙다. 사랑한다”
세상에 가장 미덥고 든든한 게 가족의 신뢰와 사랑이다. 그런데 주변을 조금만 돌아다 보면 가족들로부터 배척받고 소외당한 뒤 아픈 가슴을 움켜 쥐고 살아가는 외롭고 힘든 사람들이 많다. 이 세상엔 외롭고 힘든 처지가 정말 많지만 가족과 하나 되지 못하고 혼자 떠돌이별처럼 튕겨져 나와 바람찬 거리를 헤매거나 후미진 골목 차디찬 쪽방에서 겨울을 견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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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삼촌 송몽규의 고종사촌 ‘윤동주 평전’ 낸 송우혜···간호사 출신 작가
꼭 국문과나 문창과를 나와야 시인이나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다른 계통에서 일한 경력의 소유자가 두께있는 작가의식을 지닌 경우가 많다. 약사, 경찰, 고물상 운영자, 미용사, 시장의 닭장수, 일용직 노동자 등으로 일하던 분이 시인, 작가로 등단해서 빛나는 성과를 이룬 경우가 많다. 그런 분들의 문학이 오히려 신뢰도가 높다. 오늘 소개드리고자 하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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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시는 본래 혼자 모색하고 궁리하고 추구하며 이룩하는 것 아닌가?”
[아시아엔=이동순 시인, 문학평론가] 대구는 예로부터 소설보다는 시인이 훨씬 많다. 고전시대로는 서거정 선생을 들 수 있으나 근대로 접어들어서는 상화, 고월, 목우 등 세 시인이 대표적 존재로 우뚝하다. 그들과 교유하고 그들을 만나러 많은 시인들이 대구를 오고 갔으니 공초 오상순, 무애 양주동, 육사 이원록, 신석초 등이 그들이다. 6.25전쟁 시절에는 서울 시인들이 대거 대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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