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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정세 브리핑] 남중국해 긴장 속 中 ‘전선 분리’…유럽엔 협력, AI·로봇엔 가속

AI 생성 이미지

오늘 흐름은 크게 세 갈래다. 첫째, 중국은 남중국해와 서태평양에서 해경·해군을 통한 압박과 원해 작전 능력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둘째, 미국과의 전략경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유럽과의 통상 갈등은 관리하고 위안화 국제화를 확대하며 대외 경제전선을 다변화하고 있다. 셋째, 앤트그룹의 로봇 투자와 즈푸AI의 코딩 서비스 확장, 저고도경제 육성 등 AI·로봇을 실제 산업에 접목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반면 GM이 중국에서 쉐보레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것은 중국 내수시장의 주도권이 외국 브랜드에서 중국 업체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중국·필리핀 스카버러 충돌…남중국해 ‘회색지대 압박’ 지속
중국과 필리핀의 스카버러 암초 충돌은 남중국해에서 우발적 충돌 위험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보여준다. 필리핀 해경에 따르면 지난 7월 23~24일 중국 해경은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서 필리핀 정부 선박에 물대포를 사용했고, 중국 선박 한 척은 필리핀 어업선에서 약 7m까지 접근했다. 중국은 필리핀 선박들이 자국이 주장하는 해역에 불법 진입했다고 반박했다. 같은 주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서도 양측이 충돌해 필리핀 군인이 다쳤다. 2016년 국제중재재판소 판정 이후에도 중국이 스카버러 암초에 대한 사실상 통제를 유지하면서 해경과 민병선, 해군을 결합한 회색지대 압박은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작은 충돌 하나가 미국과 필리핀의 상호방위조약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중국 해군, 서태평양 원해 작전 일상화
중국군의 서태평양 진출은 일회성 훈련보다 ‘일상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랴오닝 항모전단은 올해 남중국해와 서태평양에서 40일 이상 훈련한 뒤 6월 귀항했으며, 중국 군사 전문가들은 항모의 원해 훈련이 이미 정례적인 단계에 들어갔다고 평가한다. 중국이 항모와 구축함, 보급함을 묶은 전단 단위 작전을 반복하는 것은 제1도련선 안쪽 방어에서 벗어나 일본 남서도서와 대만 동쪽, 필리핀해까지 작전공간을 넓히려는 흐름이다. 따라서 개별 항모 출항 여부보다 중국 해군이 서태평양 장기 체류와 보급, 합동작전 능력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가 더 중요한 지표다.

대만 동쪽서 중국·인도네시아 해군 통과훈련…대만은 경계
중국과 인도네시아 해군이 대만 동쪽 해역에서 합동 통과훈련(PASSEX)을 실시했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러시아에서 귀환하는 과정에서 실시한 통상적인 훈련으로, 전투작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훈련에는 해상 통신과 함정 기동, 해상 보급 등이 포함됐다. 대만은 중국이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경계했지만, 인도네시아 함정 자체가 직접적인 군사위협은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이 외국 해군과 대만 동쪽 해역에서 이 같은 훈련을 실시한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반복 여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대만, 한광훈련으로 해안방어 강화…해경까지 전시체제 편입
대만은 중국군의 압박에 맞서 연례 한광훈련을 진행하며 해안타격과 대함전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라이칭더 총통은 최근 가오슝 해군기지에서 해안타격훈련을 직접 참관했으며, 저고도 공격 드론과 고속 미사일정, 해경 안핑급 함정 등이 동원됐다. 특히 평시 법집행 임무를 맡는 해경 함정을 전시에 해군 작전체계 안으로 편입하는 훈련이 진행된 것은 중국의 해경·해군 연계에 대응하는 대만식 ‘통합 방어’의 성격을 보여준다. 중국이 회색지대 압박과 정규군 훈련의 경계를 흐리는 만큼 대만도 군과 해경의 경계를 낮추는 방향으로 대응체계를 바꾸고 있다.

중-EU 통상관계, ‘새 메커니즘’보다 기존 협의체 강화가 핵심
중국과 EU가 미국의 대중 압박 속에서 통상관계를 안정시키려는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일부 중국 매체가 최근 ‘새로운 규칙 기반 협의 메커니즘’이라고 표현한 것과 달리, 로이터가 중국 상무부 발표를 토대로 보도한 내용은 기존 중국-EU 무역·투자 협의 메커니즘을 정례화하고 올가을 중국에서 두 번째 회의를 개최하는 것이다. 양측은 장관급 회의를 연 1~2차례 갖는 방안을 마련했다. 중국으로서는 미국과 기술·관세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유럽까지 전면적인 경제대립으로 몰아가는 것을 피할 필요가 있다. EU 역시 중국의 과잉생산과 보조금 문제에는 강경하지만 세계 2위 경제대국과의 교역을 완전히 단절할 수는 없다. 미중 경쟁이 심해질수록 중국의 ‘대미 경쟁, 대유럽 관리’ 전략이 더욱 선명해질 가능성이 있다.

앤트그룹, 로봇 투자 확대…중국 AI 경쟁 ‘몸을 가진 AI’로 이동
중국의 AI 경쟁이 거대언어모델에서 체화형 AI와 로봇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다이몬 로보틱스는 11일 수억 위안 규모의 전략적 투자 유치를 발표했으며 앤트그룹이 투자를 주도했다. 다이몬은 촉각을 기반으로 실제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로봇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이는 금융·결제를 중심으로 성장한 앤트그룹까지 로봇과 체화형 AI 분야에 본격적으로 자본을 투입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중국이 AI 소프트웨어 경쟁뿐 아니라 로봇 제조업 기반까지 묶어 미국과 경쟁하려는 흐름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즈푸AI 코딩 서비스 100만명…AI 경쟁, 모델에서 ‘사용자’로
중국 AI기업 즈푸AI의 프로그래밍 도구 ZCode 사용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중국 AI산업의 관심이 ‘누가 더 뛰어난 모델을 만드느냐’에서 실제 개발자와 기업이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를 확보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통제로 고성능 연산자원 확보에는 한계가 있지만 중국은 방대한 개발자와 제조업, 소비시장을 이용해 AI 응용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앤트그룹의 로봇 투자와 즈푸AI의 코딩 서비스 확장은 서로 다른 현상처럼 보이지만 결국 중국이 AI를 현실 산업에 빠르게 침투시키려는 같은 흐름에 속한다.

중국 저고도경제 확대…eVTOL은 여객보다 화물부터
중국이 드론과 eVTOL을 기반으로 하는 ‘저고도경제’를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키우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민간항공법을 개정해 무인항공기에 대한 법적 틀을 강화했고, 선전 등 주요 도시에서는 eVTOL과 드론을 물류·교통과 결합하는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화물운송은 도심 여객보다 안전과 인증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 기술과 사업성을 검증하기 위한 초기 시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전기차에서 대규모 내수시장과 공급망을 기반으로 세계 경쟁력을 확보했듯이 저고도경제에서도 ‘국내 실증→대량생산→해외 진출’ 경로를 만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쉐보레 중국 판매 중단…외국차 시대에서 중국 브랜드 시대로
GM이 중국에서 쉐보레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것은 중국 자동차시장의 지형 변화를 상징한다. GM은 상하이자동차와의 합작관계를 20년 더 연장하면서도 중국 내 판매는 뷰익과 캐딜락을 중심으로 재편하고 쉐보레는 중국 생산 후 해외시장에 수출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비야디를 비롯한 현지 브랜드의 가격 경쟁력과 전기차 기술이 빠르게 향상되면서 미국·유럽·일본 등 기존 글로벌 브랜드가 압박받고 있다. GM의 선택은 단순한 한 브랜드 철수가 아니라 중국 내수 자동차시장의 중심이 글로벌 합작 브랜드에서 중국 업체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위안화 국제화 다시 속도…‘달러 대체’보다 결제망 다변화 주목
중국 인민은행은 최근 향후 5년 금융정책에서 위안화의 국제적 사용 확대를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무역과 투자를 중심으로 위안화 결제를 늘리고 금융시장 개방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내에서는 미국의 금융제재 활용과 국가부채 증가가 달러 체제의 기반을 약화시키면서 위안화에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다만 위안화에는 자본 이동 통제와 금융시장 개방 정도라는 구조적 제약이 있어 단기간에 달러를 대체한다는 전망은 과도하다. 오히려 앞으로 주목할 부분은 중국과 교역 비중이 큰 국가들이 달러를 거치지 않고 위안화로 직접 결제하는 비중이 얼마나 늘어나는가다.

오늘의 주요 일정과 관전 포인트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남중국해다. 7월 스카버러 암초와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서 연이어 충돌한 뒤 중국과 필리핀이 현장 행동 수위를 조절하는지, 다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지가 중요하다. (Reuters) 대만에서는 한광훈련 이후 중국군의 군용기·함정 활동과 대만 동쪽 해역의 움직임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인도네시아 해군훈련과 같은 제3국 연계 활동이 반복될 경우 서태평양 군사구도의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Reuters) 경제에서는 중-EU 무역·투자 협의체의 올가을 회의 준비, 중국 정부의 위안화 국제화 후속조치, AI·로봇과 저고도경제에 대한 자본투자가 주요 지표다. (Reuters)

종합 분석
오늘 동북아 정세는 중국의 ‘전선 분리’ 전략과 산업 생태계 재편이라는 두 흐름으로 압축할 수 있다. 군사·안보에서는 남중국해와 대만 주변, 서태평양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압박을 지속한다. 스카버러 암초에서 반복된 중국·필리핀 충돌은 해경을 앞세운 회색지대 전략이 여전히 유효한 수단임을 보여준다. 동시에 항모 원해훈련과 대만 동쪽에서의 외국 해군과의 합동훈련은 중국의 군사활동이 제1도련선을 넘어가는 장기적 변화에 속한다.

경제·외교에서는 정반대의 모습이 나타난다. 미국과의 전략경쟁은 장기전으로 전제하면서 EU와의 경제관계는 가능한 한 관리하고, 위안화 국제화를 통해 금융적 선택지를 넓히는 전략이다. 이를 미국과 유럽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단순한 외교전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미국과 유럽을 동시에 적대적인 경제권으로 만드는 것을 피하면서 중국 기업이 접근할 수 있는 시장과 자본, 기술의 공간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현실적 대응에 가깝다. (Reuters)

산업에서는 더욱 큰 구조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앤트그룹의 체화형 AI 투자와 즈푸AI의 코딩 서비스 확장은 중국 AI 경쟁이 모델 개발에서 실제 산업 생태계 확보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고도경제 역시 드론과 eVTOL, 물류, AI를 하나의 산업군으로 묶어 새로운 시장을 만들려는 시도다. 반대로 쉐보레의 중국시장 판매 중단은 지난 수십년간 중국 시장을 지배했던 외국 합작 브랜드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이 기술을 수입하고 외국 브랜드를 소비하던 시장에서 자체 기술과 브랜드를 수출하는 시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이 자동차·AI·로봇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결국 앞으로의 동북아를 읽는 핵심은 중국이 군사적 압박과 경제적 유연성을 얼마나 오래 병행할 수 있느냐에 있다. 남중국해와 대만 주변에서는 힘을 앞세우면서도 유럽과 글로벌 사우스에는 시장과 협력을 강조하고, 국내에서는 AI·로봇·저고도경제 같은 차세대 산업을 빠르게 키우는 전략이다. 미국의 견제가 강해질수록 중국은 하나의 전선에서 정면충돌하기보다는 군사·외교·금융·산업을 서로 다른 속도로 운용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8월 13일 동북아 정세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도 바로 이 ‘다층적 대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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