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사진은 삶을 다시 비추는 거울”…영월 시니어 ‘인생 2막’ 사진치유 프로그램 개강

사진 고명진 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 관장, 전 한국일보 사진부장

영월 대한노인회가 보여준 노년의 새 모델…함께 배우고 함께 웃는다

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과 대한노인회 영월군지회가 공동 주관하는 시니어 인문학 프로그램 ‘인생 2막 사진치유 프로그램–내 삶을 다시 비추다’가 7월 21일 대한노인회 영월군지회 복지회관 대강의실에서 개강식을 열고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지원하는 ‘지혜학교’ 사업의 하나로, 사진을 매개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기억과 감정을 기록하며 인생 2막을 새롭게 설계하도록 돕는 인문학 교육이다.

교육은 지난 14일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오는 10월 10일까지 매주 화요일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사진 촬영, 사진에세이 쓰기, 삶의 이야기 나누기, 작품 발표와 전시 등을 통해 지나온 삶을 기록하고 서로 공감하며 치유와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된다.

엄기원 대한노인회 영월군지회장 인사말 <사진 고명진>

개강식에서는 엄기원 대한노인회 영월군지회장이 ‘행복한 노년과 평생학습’을 주제로 인사말을 했다. 엄 지회장은 “배움은 나이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라며 “노년에도 끊임없이 배우고 사회와 연결될 때 삶은 더욱 건강하고 행복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필자는 사진이 단순한 기록을 넘어 기억을 되살리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치유의 도구임을 소개하며 참가자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필자는 셰익스피어의 “High thinking, simple living”(생각은 고상하게, 생활은 검소하게)를 인용하며 노인세대의 행복한 노년을 기원했다.

이상기 아시아엔 발행인 <사진 고명진>

이날 가장 큰 공감을 얻은 강의는 고명진 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 관장의 특강이었다.

고 관장은 일본 사진교육 사례와 문화 거버넌스를 소개하며 “사진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변화시키는 문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진 한 장은 한 사람의 기억을 살리고, 한 지역의 역사를 남기며, 공동체를 연결하는 힘을 갖고 있다”며 “사진을 통해 삶을 기록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 자체가 가장 소중한 인문학”이라고 말했다.

특히 “움직이는 사람이 건강하다”며 사진을 찍기 위해 걷고, 만나고, 기록하는 과정이 곧 건강한 노년을 만드는 길이라고 강조해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 강의 중간마다 참가자들의 삶을 자연스럽게 무대로 불러내며 “이 프로그램의 최고의 교과서는 바로 여러분 자신”이라고 말했다.

고명진 관장 특강 <사진 이상기>

고 관장의 제안에 따라 92세의 채준식(성함 확인 필요) 전 교장이 즉석에서 자신의 삶을 들려주며 강의실은 더욱 따뜻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40여 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한 그는 은퇴 후 영월에 정착해 농사와 사진, 드론을 배우며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사람은 돈을 좇아서는 행복할 수 없다. 일을 즐기고 사람을 만나며 봉사할 때 건강도 따라온다”는 그의 담담한 고백은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채준식(92) 전 교장선생님 즉석 강연 <사진 영월인 김영숙 기자>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면 건강도 따라온다”며 “나이는 숫자일 뿐, 배우고 도전하는 사람에게 은퇴는 새로운 출발”이라고 말했다.

강의를 지켜본 참석자들은 “사진을 배우러 왔다가 삶을 배우고 간다”, “이런 수업이라면 매주 기다려질 것 같다”며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더욱 주목받은 것은 대한노인회 영월군지회의 운영 방식이다. 단순한 친목 모임을 넘어 평생학습과 문화예술, 봉사, 건강, 공동체 활동을 함께 실천하는 모습은 초고령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노인회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대한노인회의 미래는 영월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노인회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고명진 관장은 “사진은 순간을 찍는 도구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거울”이라며 “이번 프로그램이 어르신들이 서로의 삶을 공감하고 인생의 의미를 다시 발견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과 대한노인회 영월군지회가 공동 주관하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문화도시 영월, 인터넷신문 영월인이 후원한다.

영월에서 시작된 작은 사진 한 장이 어르신들의 인생 2막을 다시 비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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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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