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옥희’ 앗아간 신장암…증상 없는 침묵의 암, 어떻게 막을까

가수 옥희(玉姬, 본명 김광숙, 1953년생)는 지난 6월 20일 경기도 수원의 한 호스피스 병동에서 향년 7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2년 전 신장암 판정을 받은 뒤 투병을 이어왔으나 끝내 병마를 이겨내지 못했다. 영결식과 발인식은 6월 24일 오전 10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대한가수협회장으로 진행됐다.
고인은 생전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지녔으며, 뜻에 따라 예배 형식으로 영결식이 치러졌다. 대한가수협회 관계자들의 조사와 추도사, 추모 영상 상영, 헌화와 분향, 마지막 인사 순으로 이어졌으며 가수 장미화, 임희숙 등이 추도사를 낭독했다.
프로복싱 세계 챔피언(1974년 WBA 밴텀급) 홍수환(洪秀煥, 1950년생)은 아내의 영결식에서 “내가 이렇게 훌륭한 가수와 살았나 싶다”며 “30년을 같이 살아도 시간이 갈수록 더 멋진 모습을 보게 된다”고 회고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아내의 곁을 지켰으며, 고인의 유해는 분당홈추모공원에 안치됐다.
옥희는 1968년 5인조 그룹 서울시스터즈의 리더로 데뷔해 홍콩, 중동, 미국, 캐나다 등에서 활발한 공연을 펼쳤다. 귀국 후 1974년 ‘나는 몰라요’로 솔로 데뷔했으며, ‘이웃사촌’ 등 히트곡으로 1970년대 가요계를 대표하는 가수로 사랑받았다.
신장암은 국내에서도 비교적 흔한 암 가운데 하나다. 신장(콩팥)은 횡격막 아래 척추 양옆에 위치한 한 쌍의 장기로, 성인의 경우 대략 주먹 크기이며 무게는 130~150g이다.
신장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노폐물과 대사산물을 배설하는 것이며,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 유지, 산·염기 조절, 각종 호르몬과 비타민 생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장은 크게 신실질과 신배, 신우로 구성된다.
신장에서 발생하는 종양은 발생 부위에 따라 신실질에서 생기는 종양과 신우암으로 나뉜다. 신실질 종양의 대부분은 원발성 종양이며, 이 가운데 85~90% 이상이 악성인 신세포암이다. 신우암은 신장암의 약 5~10%를 차지하며 대부분 요로상피암이다. 일반적으로 ‘신장암’이라고 하면 신실질에서 발생하는 신세포암을 의미한다.
신장암은 주로 60~70대에서 발생하며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신장암이 위험한 이유는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암이 커지면 혈뇨, 옆구리 통증, 복부 종괴,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으나, 이러한 증상은 다른 질환에서도 흔해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위험인자로는 흡연, 장기간 혈액투석, 일부 유전 질환 등이 알려져 있다. 특히 흡연은 신장암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이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진단은 이학적 검사와 혈액검사, 소변검사, 영상검사 등을 종합해 이루어진다. 신세포암을 진단하는 특이적인 혈액검사는 없으며, 환자의 약 절반에서 혈뇨가 발견된다.
복부초음파검사,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은 신장암 진단에 매우 중요한 검사이다. 특히 복부초음파검사는 건강검진에서도 널리 활용되는 1차 검사로, 단순낭종과 복합성 낭종, 고형 종양을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신장암은 병기에 따라 1기부터 4기까지 구분한다. 1기는 직경 7cm 이하로 신장에만 국한된 경우, 2기는 7cm를 초과하지만 신장에 국한된 경우, 3기는 주요 혈관이나 신장 주위 조직을 침범했으나 신주위근막을 넘지 않은 경우 또는 국소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 4기는 신주위근막을 넘어 주변 장기나 원격 장기로 전이된 경우를 말한다.
전이가 없는 신장암의 표준 치료는 수술이다. 병기와 종양의 위치에 따라 부분 절제술 또는 근치적 절제술을 시행한다. 진행성 신장암에서는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 등이 활용되며, 방사선 치료는 주로 뼈 전이 등으로 인한 통증 완화나 일부 국소 병변 치료 목적으로 시행된다.
수술 후 재발은 대개 1~2년 사이에 많이 발생하지만, 10~15년 뒤 전이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가장 흔한 전이 부위는 폐이며, 간과 뼈에도 발생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이고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 적정 체중 유지가 도움이 된다. 또한 고혈압을 적절히 관리하고 반드시 금연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장암은 비교적 치료 성적이 좋은 암이지만 조기 발견 여부가 예후와 신장 기능 보존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자각 증상이 없더라도 복부초음파 등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암 전문의들은 대부분의 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성적이 향상되는 만큼 작은 증상이라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할 것을 권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