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깐묵상 | 시편 121편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시 121:1)
인간이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거대한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산입니다. 바다는 끝이 보이지 않고, 하늘은 모양이 없습니다. 땅은 발 아래 있지만 전체를 조망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산은 그 거대한 실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대에 산은 강력한 권위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나라들은 자신들의 신전을 높은 산 위에 세우고, 왕들은 자신들의 권세를 ‘산보다 높다’고 자랑했습니다. 오늘날처럼 거대한 건축물이 없던 고대 세계에서 산이 뿜어내는 존재감은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강렬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산은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어려움에 직면하면 산을 향해 눈을 들었습니다. 평소에는 신을 믿지 않던 사람조차, 자신의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문제 앞에서 저절로 기도가 나오는 것처럼, 산을 바라보던 이들의 마음도 그러했을 것입니다.
시편의 시인도 여느 사람들처럼 자기도 모르게 산을 바라봤던 것 같습니다.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그토록 거대해 보이는 산에서 무엇인가 올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가 곧 깨달은 사실은 산은 산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덩치는 크지만 말이 없고, 위엄은 있어 보이지만 응답은 없었습니다. 그게 산입니다. 처음에는 뭔가 의지할 만한 존재처럼 보였지만, 그저 크기 때문에 그렇게 보였을 뿐이라는 사실을 시인은 알게 되었습니다.
살면서 믿고 의지했던 것들이 아무 힘이 되지 않을 때가 있지 않습니까? 지위, 돈, 배경, 인맥, 심지어 종교까지도… 든든하고 견고한 산 같았지만, 돈은 돈일 뿐이고 사람은 사람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 산이 도움은커녕 넘어야 할 고난이나 치워버리고 싶은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산 너머 산인 것이 산입니다. 커서 좋았는데, 커서 기대했는데, 커서 문제가 됩니다. 우리는 크기에 자주 속습니다. 크면 뭐가 있는 줄 압니다. 그걸 깨달은 시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시 121:2)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만일 너희에게 믿음이 겨자씨 한 알 만큼만 있어도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겨지라 하면 옮겨질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마 17:20)
하나님은 인간의 믿음을 사용하셔서 산을 옮기시는 분이십니다. 산을 옮기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산만 한 믿음이 아닙니다. 겨자씨 한 알만큼의 믿음만 있으면 됩니다. 왜냐하면 그 믿음을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이 산보다 크시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