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분석은 대륙전략연구소(KIASS) AI 정보분석관이 작성한 「일일 중국 브리프」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동북아 정세 해설입니다. 중국·미국·일본·필리핀·대만을 둘러싼 최근 동향을 종합 분석해 역내 안보 환경 변화와 향후 전망을 살펴봅니다. <편집자>
이란 전쟁이 사실상 종료되고 휴전 합의 이행 6일째를 맞고 있지만, 동북아와 인도태평양의 긴장은 오히려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의 전략적 관심이 다시 아시아로 향하는 가운데 중국은 남중국해와 대만 주변에서 군사적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에 대응하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장면은 중국과 필리핀의 해상 대치다.
중국 인민해방군(PLA) 남부전구사령부는 지난 19일 필리핀 루손섬 동쪽 해역에서 실탄 사격과 해공 협동 훈련을 실시했다. 중국은 이를 “현재 역내 정세에 대한 필요한 대응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틀 뒤인 21일 필리핀 해군은 최신 유도탄 호위함인 BRP 디에고 실랑함을 황옌다오(스카버러 암초) 인근에 투입했다. 해당 함정은 중국 군함 4척과 조우했다. 시간 순서상 중국의 군사훈련이 먼저 있었고, 필리핀이 군함을 전진 배치하며 대응한 셈이다.
황옌다오는 2012년 이후 중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지만 필리핀은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대치는 이란 휴전 이후에도 남중국해 긴장이 결코 완화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만을 향한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해경(CCG)은 대만 동부 해역에서 정례 순찰을 실시했다. 중국이 남중국해와 대만 해역에서 동시에 존재감을 과시하는 모습은 최근 수개월간 반복되고 있는 패턴이다. 중국은 대만을 겨냥한 직접적인 군사 행동 대신 지속적인 압박을 통해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갈등도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다.
중국 국방부는 일본의 안보전략 개정과 방위력 강화 움직임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강한 반대”를 표명했다. 일본은 반격 능력 확보, 방위비 증액, 토마호크 미사일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이를 “군국주의적 야욕”이라고 비판하지만, 일본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한다. 특히 G7이 일본의 방위력 강화를 사실상 지지하는 입장을 보이면서 중국의 경계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편 중동 전쟁의 후폭풍은 미중 경쟁이라는 더 큰 전략 구도와 연결되고 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와 전쟁연구소(ISW)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이란에 위성영상, 미사일 연료 관련 화학물질, 첨단 레이더 등을 제공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한 중국이 이란 원유의 80~90%를 구매하며 전쟁 기간 이란 경제를 지탱했다고 분석했다.
만약 이러한 분석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미국은 중국을 단순한 경제 경쟁국이 아니라 중동 안보 질서에도 영향을 미치는 전략적 경쟁자로 더욱 강하게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경제 분야에서도 미중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외교협회(CFR)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을 글로벌 무역 불균형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했다. 올해 1~2월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8% 증가했다. 여기에 이란 휴전으로 국제 유가가 안정되면서 중국 제조업의 원가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는 역설적으로 미국 내 대중 강경론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진행 중인 대중국 무역법 301조 검토 결과가 다음 달 발표될 예정인 만큼, 하반기 미중 통상 갈등은 다시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핵심은 세계 전략의 중심축이 다시 인도태평양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동의 전쟁은 일단 멈췄지만 세계 전략의 중심축은 다시 인도태평양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와 대만, 경제와 에너지, 외교와 군사 분야를 동시에 활용하며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에 맞서 미국과 일본, 필리핀, 호주 등은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결국 2026년 하반기 동북아 정세의 핵심 변수는 중국의 팽창적 행보와 이에 대한 주변국들의 대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동의 총성이 멎었다고 해서 동북아의 긴장이 완화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경쟁의 무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