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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미 월드컵] 모로코는 두려움 없이 브라질과 싸웠고, 일본은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환호하는 일본 축구

월드컵 판도 바꾸는 모로코와 일본…”축구 질서는 이미 변하고 있다”

[아시아엔=팬다이머 김현원] 북중미 월드컵이 4일째를 맞았고 많은 팀들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예선전에서 가장 볼 만한 경기로 모로코-브라질전과 일본-네덜란드전을 꼽았다.

브라질은 자타공인 세계 최강의 팀이다. 유일하게 월드컵을 5회 우승했다. 참가할 때마다 우승 후보로 꼽힌다. 2026년 현재 FIFA 랭킹 6위의 팀이다. FIFA 랭킹을 떠나 월드컵 우승을 5번이나 경험한 팀의 역사와 전통은 누구도 무시할 수 없다.

선제골 넣은 모로코 사이바라 선수

반면 모로코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팀이다. 하지만 현재 모로코의 FIFA 랭킹은 7위로 브라질과 거의 비슷하다. 영화 <카사블랑카>로 알려진 북아프리카의 모로코는 선수들 대부분이 유럽 리그에서 뛰고 있다. 4년 전 카타르 월드컵 당시 모로코는 유럽 리그에서 활약하는 자국 선수들을 모두 끌어모았고, 어느새 강팀으로 변모했다. 마치 히딩크가 바꿔 놓은 2002년 한국 대표팀을 보는 듯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벨기에, 크로아티아, 캐나다와 같은 조에 속했던 모로코는 살아남아 16강에 올랐고, 토너먼트에서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꺾고 4강까지 진출했다. 프랑스에 져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월드컵 이후 FIFA 랭킹은 22위에서 11위로 상승했다. 모로코는 이번 북중미 월드컵 전에 치른 A매치 19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은 강팀이다. 다만 그동안 모로코를 4강으로 이끌며 히딩크 역할을 했던 왈리드 레그라기 감독이 2026년 3월 사임해 신임 모하메드 우아비 감독 체제가 변수가 될 수 있다.

경기 시작 후 10분 동안 모로코는 10개의 슈팅을 퍼부으며 브라질을 초토화할 것처럼 보였다. 약간의 소강상태를 지나 전반 20분경, 네덜란드에서 뛰는 사이바라가 브라질의 뒷공간을 파고들며 골키퍼와 맞서는 상황을 만들었다. 사이바라는 토킥으로 골키퍼를 넘기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계속 수세적인 상황에 몰리던 브라질은 떠오르는 스트라이커 비니시우스가 개인기로 수비를 제친 뒤 강력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스코어는 1대1 원점이 됐다.

동점골을 터뜨린 브라질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사진 연합>

후반전은 브라질이 주도권을 되찾았고 모로코는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 위주로 맞섰다. 몇 차례 위협적인 슈팅이 오갔지만 더 이상의 골은 나오지 않았고, 경기는 1대1 무승부로 끝나 두 팀은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졌다. 브라질과 호각의 혈전을 벌인 것만으로도 세계는 모로코의 선전에 놀랐다. 하지만 모로코는 그만큼 준비된 팀이었다.

네덜란드는 1974년과 1978년 두 차례 월드컵 결승에 올랐고 이후에도 꾸준히 우승권을 맴도는 축구 강국이다. 현재 네덜란드의 FIFA 랭킹은 8위이고 일본은 19위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다.

한동안 한국에 뒤지던 일본 축구는 최근 큰 도약을 이뤘다. 외국인 감독에 의존하던 일본 축구는 토종 감독 모리야스 하지메 체제에서 위상을 크게 높인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일본은 스페인, 독일과 같은 조에 속했다. 하지만 이 죽음의 조에서 일본은 스페인과 독일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며 독일을 탈락시키고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16강전에서는 카타르 월드컵 3위팀이자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팀인 크로아티아에게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패했다. 같은 16강에 올랐던 한국은 브라질에 4대1로 패하며 탈락했다.

일본은 아시아에는 적수가 없다고 선언했을 뿐 아니라 세계 강호들과의 A매치에서도 이를 입증했다. 2025년 일본은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0대2로 뒤지다가 3대2 역전승을 거두는 놀라운 기량을 보였다. 일본-브라질 경기 직전 서울에서 열린 경기에서 한국은 브라질에 5대0으로 패했다. 브라질을 상대로 늘 주눅 들었던 한국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번 월드컵 직전 일본은 잉글랜드 원정에서 1대0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일본은 분명히 아시아를 넘어선 팀이다. 모리야스 감독은 일본의 목표가 월드컵 우승이라고 공언했다.

일본과 네덜란드의 경기는 치열한 공방전이었다. 전반에는 네덜란드가 체력을 앞세워 우세해 보였고 여러 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일본도 굴하지 않고 버텼으며 전반과 후반 내내 비록 유효슈팅은 아니었지만 위력적인 공격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후반 들어 네덜란드는 반다이크의 절묘한 헤딩슛으로 선취골을 넣었다. 그러나 일본은 곧이어 나카무라가 왼쪽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날린 멋진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공방을 거듭한 끝에 네덜란드가 한 골을 추가했지만, 경기 막판 일본이 헤딩슛으로 다시 따라붙으며 2대2를 만들었다. 결국 두 팀은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졌다.

같은 조의 스웨덴과 아프리카의 강호 튀니지도 만만한 팀이 아니다. 하지만 스웨덴-튀니지전에서는 후반 들어 튀니지가 무너지며 스웨덴에 5대1로 대패했다.

일본은 카타르 월드컵의 주역인 미토마, 프랑스 리그1에서 뛰는 미나미노, 대표팀 주장 엔도 와타루까지 부상으로 결장한 상황이었다. 이번 네덜란드전에서는 스페인 라리가에서 이강인과 함께 뛰었던 쿠보마저 부상을 입었다.

편집자 후기 팬다임은 ‘편견 없는 과학’을 뜻하는 신조어다. 팬다이머는 필자의 영어식 호(號)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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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원

연세대 의대 전 교수, 팬다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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