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칼럼

“우리 개는 안 문다?”…의무보험 없는 반려동물 동반 식당, 책임은 누가?

내가 반려견 주인들에게서 가장 믿기 어렵고 황당하게 느끼는 말은 “우리 반려견은 절대 사람을 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TV에서 반려견 관련 프로그램을 보면 반려견이 주인을 무는 사례도 빈번한데, 어떻게 남을 물지 않는다고 장담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대표적으로 기억나는 사건이 2017년 압구정동 한일관 대표가 이웃의 반려견에게 물려 사망한 사건이다. 나도 자주 가던 식당이라 당시 큰 충격을 받았다. 피해자는 반려견에 물린 뒤 며칠 후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결국 남의 반려견에게 물려 사망한 사례다.-본문에서 <AI 생성 이미지>

반려동물의 식당 및 카페 동반 출입은 2026년 3월 1일부터 개정된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에 따라 법적으로 정식 허용되었다.

반려동물 식당 동반 출입은 반려인 1,500만 명 시대를 맞아 오랫동안 찬반 의견이 팽팽했던 사안이 제도화되어 시행된 것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찬반 의견이 여전히 팽팽하니 논란에 다시 불을 붙일 생각은 없다. 그런 식당이 싫으면 안 가면 그만이다.

단지 반려견으로 인해 식당에서 사고가 났을 때 대비책이 너무 허술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2026년 3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반려동물 동반 식당의 피해 보상을 위한 보험 가입은 법적 의무 사항이 아닌 ‘권고’ 사항이다.

반려견 출입이 가능한 식당에서는 분명 예기치 못한 사고가 날 가능성이 크다. 아이가 물리는 사고가 날 경우 누가 먼저 잘못했느냐를 두고 시비가 생길 텐데, 왜 그런 분쟁을 자초하는지 모르겠다. 자동차보험과 같은 상해보험처럼 사고가 나면 자동으로 처리해주면 문제 해결이 훨씬 수월하다.

식당이 의무책임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면, 식당 내에서 반려견에게 물리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분쟁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배상 문제가 개입되기도 하지만, 반려견을 가족으로 인식하는 순간 보호 본능이 작동한다. 자신이 낳은 자식처럼 여기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반려견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게 된다. 이런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식당의 보험 가입은 권고가 아닌 의무사항이 되어야 한다. 식당이 반려견 출입 허용을 내세우면서 책임은 손님에게만 전가하고 보험 가입 의무도 지지 않는다면, 반려견 출입을 허용할 자격이 없다고 본다.

내가 유럽에서 근무할 때 밀라노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스위스 마조레 호수의 한 호텔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한 적이 있다. 호숫가에 위치한 상당히 고급 호텔이었는데 발코니에서 아름다운 이솔라 벨라 섬이 가까이 보였다. 컨퍼런스룸에서 회의를 하다 내 양복 상의가 테이블 옆에 솟아난 날카로운 못 같은 것에 걸려 살짝 찢어졌다. 내 실수라고 생각하고 그냥 지나가려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음 날 체크아웃할 때 찢어진 부분을 보여주며 컨퍼런스룸 테이블에 걸려 찢어졌다고 설명했다.

카운터 직원은 걱정하지 말라며 보험사에 연락해 놓을 테니 비엔나에 돌아가자마자 보험사로부터 연락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며칠 후 보험사로부터 연락이 왔고, 양복 구매 가격과 찢어진 부분을 사진으로 보내 달라고 했다. 몇 년 된 양복이라 가격이 생각나지 않아 대략적인 금액과 함께 사진을 보냈더니, 한 달 후 계좌로 1,000유로가 훨씬 넘는 금액이 입금되었다. 따지고 시비를 가리는 일이 없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선진국의 품격을 느낄 수 있었다.

식당이 보험을 들어놓지 않으면 결국 손님끼리 시비가 벌어진다. 식당은 반려견 출입을 허용해 놓고 책임은 회피하고, 당국은 이를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반려견 주인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아무리 반려견이 사람을 물지 않는다고 확신하더라도, 그것은 가족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믿음일 뿐이다. 제3자는 어느 반려견도 100% 신뢰할 수 없으며, 어떤 상황에서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반려견 주인 역시 관련 상해보험이 있다면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가 반려견 주인들에게서 가장 믿기 어렵고 황당하게 느끼는 말은 “우리 반려견은 절대 사람을 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TV에서 반려견 관련 프로그램을 보면 반려견이 주인을 무는 사례도 빈번한데, 어떻게 남을 물지 않는다고 장담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대표적으로 기억나는 사건이 2017년 압구정동 한일관 대표가 이웃의 반려견에게 물려 사망한 사건이다. 나도 자주 가던 식당이라 당시 큰 충격을 받았다. 피해자는 반려견에 물린 뒤 며칠 후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결국 남의 반려견에게 물려 사망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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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안

전 삼성전자 중동지역장 전무, 삼성SDI 마케팅실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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