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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세계 수면의 날과 잠 못 이루는 밤

대한수면연구학회(Korean Sleep Research Society)가 권장하는 수면 루틴 10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기 (2) 일정한 시간에 식사하기 (3) 낮에 햇볕 많이 쬐기 (4) 낮에 활동과 운동하기 (5) 낮잠은 안 자거나 15분 이내 (6) 취침 6시간 전 카페인 금지 (7) 금연 (8)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 제한 (9) 취침 전 과식·음주·격한 운동 금지 (10) 침실을 어둡고 조용하게 유지 <AI 생성 이미지>
[아시아엔=박명윤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세계수면학회(World Sleep Society, WSS)는 매년 3월 춘분 전 금요일(올해는 3월 13일)을 ‘세계 수면의 날(World Sleep Day)’로 정해 수면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세계 수면의 날은 전 세계인의 수면 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날로 2008년부터 기념하고 있다. 올해의 슬로건은 ‘편안한 잠으로 만드는 건강한 정신과 행복한 세상’이다.

‘세계 수면의 날’은 수면과 관련된 의료·교육·사회적 문제 등을 환기시키고, 수면장애의 예방 및 치료를 통해 수면질환과 관련된 사회적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취지로 제정되었다. 이에 매년 ‘세계 수면의 날’이 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서 수면에 관한 올바른 이해와 수면질환 예방 및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하루 24시간 중 대개 8시간을 잔다. 이에 90세까지 산다면 약 30년은 잠을 자는 셈이다. ‘잠이 보약(補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면(睡眠)은 중요하다. 그러나 성인 10명 중 9명이 ‘잠 못 이루는 밤’과 같은 수면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 불면증(不眠症)은 잠들기가 어렵거나 자주 깨는 등 정상적인 수면이 방해받는 상태를 의미하는 대표적인 수면장애다. 국내에서도 수면장애로 100만 명이 넘는 환자들이 병원 진료를 받고 있다.

수면 장애(睡眠障礙, sleep disorder)는 제대로 잠을 잘 수 없는 상태로 인구의 약 20%가 경험한다. 밤잠 부족으로 낮 시간대에 주체할 수 없는 졸음이 몰려오거나 지속되는 졸음운전 등 일상에 미치는 영향으로 수면 장애 여부를 판단한다. 수면 기회가 있는데도 본인의 의지와 달리 잠을 못 자거나 수면 중 자주 깨는 증상이 주 3회 이상,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중증 수면 장애인 불면증(不眠症)을 진단받는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 신체와 정신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며, 좋은 수면을 유지하는 것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잠이 부족하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신체와 정신활동에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각종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고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을 준다.

충분한 수면이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면역 기능과 자율신경계통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심하면 우울증과 치매(癡呆), 심혈관계 이상, 당뇨와 비만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증가하고 있는 스트레스, 우울증,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과 질환도 대표적이다. 또한 고령사회가 되면서 증가하고 있는 호흡기질환, 심장질환, 비뇨기과 질환,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질환도 다양한 수면장애를 동반하게 된다.

서울대병원 수면의학센터가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를 받은 사람 4225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불면증 환자(661명)는 수면 장애가 없는 사람(776명)에 비해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8.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숙면(熟眠)은 심장박동을 느리게 하고 혈압도 10~20% 낮춰주는데, 잠을 못 자면 심장도 쉴 수 없어 불면(不眠)이 심장을 지치게 한다. 수면다원검사는 환자의 수면 중 발생하는 질환의 원인을 알아내기 위한 검사이며, 주로 뇌파와 심전도, 안구운동(EOG), 근전도, 비디오 촬영 등이 수반된다.

보통 수면 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잘 자야 한다는 사실에 너무 집중하다 보니 오히려 잠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안 자려고 하면 졸리고, 자려고 하면 잠들지 못하는 ‘역설적 의도(Paradoxical Intention)’라는 심리적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이에 잠을 자려고 애쓰기보다 잘 깨어 있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잘 깨어 있으면 잘 자고, 잘 자면 잘 깨어 있게 된다.

불면증(insomnia)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졸피뎀(Zolpidem) 같은 수면제(睡眠劑)를 처방받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졸피뎀보다 인지행동치료가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심리적으로 수면제 의존이 심해지면 약 복용을 중단한 뒤 불면증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인지행동치료법(cognitive therapy)은 올바른 수면 패턴을 만들도록 인식과 행동을 교정하는 방식이다. 졸리지 않을 때는 침대에 누워 있지 않고, 졸릴 때만 침대로 가는 ‘자극 조절법’은 침실을 수면 공간으로 인지하게 한다. 또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을 실제 수면 시간과 최대한 일치시키는 ‘수면 제한법’도 수면 습관 교정에 도움이 된다.

‘몇 시간밖에 못 잤다’ ‘몇 시간을 자야 한다’ 같은 수면 시간 강박을 버리고, 침대에 눕기 전 복식호흡(腹式呼吸, abdominal breathing)이나 근육 스트레칭 같은 이완 요법을 통해 안정을 찾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올바른 수면 습관에 대해 알기, 즉 건강한 수면 습관 교육이 필요하다.

수면은 렘수면(REM sleep)과 논렘수면(non-REM sleep)으로 나뉜다. 렘(rapid eye movement) 수면은 깨어 있는 것에 가까운 얕은 수면이며, 안구의 빠른 움직임에 의해 구분되는 수면 단계이다. 성인의 렘수면은 일반적으로 총 수면의 약 20~25%를 차지하며, 밤시간 수면 동안 90~120분 간격으로 반복된다. 논렘수면은 안구운동이 거의 없고 심박수와 호흡이 감소하며 근육이 이완된다.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는 렘수면과 논렘수면은 각각 정신적 피로와 육체적 피로를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태아(胎兒)는 자궁 속에서 거의 하루 종일 꿈을 꾸지만, 노인(老人)이 되면 꿈의 빈도가 점점 줄어든다.

한국인 수면 불량 3대 핵심 요인은
(1) 너무 적게 잔다 (평균 수면시간 5시간 25분, 권장시간 7~8시간보다 부족)
(2) 매우 늦게 잔다 (평균 입면 시각 밤 12시 51분, 올빼미형 56%)
(3) 스마트폰을 끼고 잔다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 69%)

수면 장애 해소에 도움이 되는 올바른 수면 습관으로 △ 커피는 오전까지만 즐기기 △ 아침 30분 이상 산책 △ 낮잠은 30분 이내로 △ 수면용 ASMR 시간 제한 설정 △ 주말 몰아 자기 2시간 이내 △ 잠들기 전 스마트폰 멀리 두기 등이 있다.

대한수면연구학회(Korean Sleep Research Society)가 권장하는 수면 루틴 10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기 (2) 일정한 시간에 식사하기 (3) 낮에 햇볕 많이 쬐기 (4) 낮에 활동과 운동하기 (5) 낮잠은 안 자거나 15분 이내 (6) 취침 6시간 전 카페인 금지 (7) 금연 (8)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 제한 (9) 취침 전 과식·음주·격한 운동 금지 (10) 침실을 어둡고 조용하게 유지

위와 같은 노력에도 수면 관련 불편이 있다면 수면장애를 질환으로 인식하고 병원에서 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인은 수면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실제 생활에서 수면 검사를 받거나 수면 위생을 지키려는 노력을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들은 수면 장애는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공공 보건 문제이며 국가적 차원에서 다루어야 할 보건 이슈라고 말한다.

우리는 인생의 3분의 1을 잠을 자며 보낸다. 따라서 수면의 중요성을 명심하고 일상생활에서 <건강한 수면 루틴 만들기>를 실천해야 한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우리는 잘 자야 건강하게 잘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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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윤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서울대 보건학박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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